올시즌 8개 구단 존속 여부는 결국 KT가 현대 부채 131억원을 해결하느냐에 달렸다. 만약 KT가 재협상 요구를 외면할 경우 프로야구는 7개 구단으로 축소되는 파행 운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8일 오전 10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2008년 제1차 이사회를 열고 KT의 프로야구 회원사 가입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신상우 KBO 총재와 하일성 사무총장, KIA 조남홍 사장을 제외한 7개 구단 사장들은 5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를 벌인 결과 'KT의 야구단 창단을 전폭 환영한다'는 원론적인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KBO에 가입금의 상향 조정 등을 놓고 KT와 재협상을 벌일 것을 의결, KT의 향후 조치에 야구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사회는 회의를 마친 후 '지금까지 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던 전 구단은 이왕에 한 가족이 되는 KT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BO에 보다 성의 있는 조치를 취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야구 발전 기금 명목으로 60억원의 가입금만을 내고 프로야구에 참여하기로 한 KT와의 금액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KBO는 '성의 있는 조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최소한 현대가 지난해 KBO 야구발전기금을 담보로 차입한 131억원을 KT가 책임져야 한다는데 각 구단 사장들이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의 서울 무혈입성에 반대하고 있는 LG와 두산도 보상금을 떠나 최소한 131억원에 대한 탕감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사회는 '모든 야구인들과 국민들이 염려했던 7개 구단의 우려에서 벗어나 8개 구단으로 출발하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KT의 프로야구 참여를 반겼다.
하일성 총장은 "오늘 이사회에서는 처음에는 격론이 장시간 이어졌지만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그동안의 오해와 불신을 많은 부분 해소했다"며 "이사회의 의견을 갖고 KT 관계자들을 빠른 시일 내에 만나 모든 부분에 대해 재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이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KT의 프로야구단 창단을 최종 심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KT가 KBO 이사회의 희망대로 당초 제시 받은 60억원의 조건을 수정할지는 불투명하다. 이길주 KT 홍보실장은 8일 전화통화에서 "7개 구단 모두 KT의 프로야구 참여를 환영한 것은 반가운 일"이라면서도 "KBO 이사회가 사족으로 붙인 성의 있는 조치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절차를 거쳐 방침을 밝힐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실장은 "그러나 가입금 등 조건에 대한 양보를 강제로 요구한다면 프로야구단 창단을 백지화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상우 총재는 이날 이사회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그동안 매끄럽지 못했던 일처리로 구단의 권위와 자존심에 상처를 입힌 점에 대해 책임을 어떻게 질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자진 사퇴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승택기자 lst@hk.co.kr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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