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위기에 놓인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서비스 무료화 검토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위성DMB 업체 TU미디어가 위기 타개책으로 강력한 구조조정과 함께 최대 주주(지분 32.7%)인 SK텔레콤과 서비스 무료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K텔레콤 이동통신 가입자에 한해 위성DMB를 무료로 제공, 2,000만명의 위성DMB 이용가능 시청자를 확보한 뒤 광고 및 부가수익을 올리는 방안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다양한 회생 방안 중 하나로 TU미디어의 서비스 무료화를 검토 중"이라며 "가입자가 급속히 늘겠지만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일장일단이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TU미디어로서는 극약 처방인 셈이다.
TU미디어가 무료화라는 마지막 카드를 고민하는 이유는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127만명. 손익 분기점인 250만명에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지난해 2,700억원의 적자를 냈다. TU미디어 관계자는 "이 상태라면 상반기 중 자본 잠식에 이르러 직원들 월급도 주기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TU미디어가 위기에 내몰린 이유는 지상파 방송 재전송이 안되기 때문이다. 월 1만1,000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으나, KBS SBS 등 지상파 방송이 나오지 않아 이용자들이 외면하고 있다. 지상파 DMB 사업을 하는 해당 방송사들은 재전송 계약을 계속 기피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휴대폰의 무선데이터 서비스 '준'으로 내보내는 실시간 지상파 방송을 위성 DMB와 결합해 제공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발생하는 수익을 TU미디어가 아닌 지상파 방송사가 가져가기 때문에 경영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관건은 SK텔레콤의 결단이다. 서비스 무료화 등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려면 SK텔레콤의 증자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SK텔레콤 이사회는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사업에 계속 투자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증자가 선행돼야 무료화 등의 방법을 써볼 수 있다"며 "하지만 위성 DMB 사업을 계속 할 것인지 근본적인 검토부터 다시 할 생각이어서 증자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TU미디어는 이날 8개 실ㆍ본부를 4개 실ㆍ본부로 줄이고 홍보팀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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