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에 이어 8일 아침에도 겨울철에 좀처럼 보기 힘든 짙은 안개와 연무(煙霧) 현상이 나타나 항공편이 무더기 결항하는 등 불편이 잇따랐다.
기상청은 8일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따뜻한 공기가 대기 중에 유입되면서 대기층이 안정돼 안개가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기온이 오르는 낮에는 물방울과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이 뒤섞이면서 연무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연무는 습도가 비교적 낮을 때 대기 중에 연기ㆍ먼지 등 미세한 입자가 떠 있어 하늘이 우유빛으로 뿌옇게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날 아침 서울 등 전국 내륙 지방의 가시거리는 100m에도 미치지 못했고, 한낮에도 평소의 3분의 1에 불과한 1㎞에 머물렀다. 미세먼지(직경 10㎛ 이하의 먼지) 농도도 평상시보다 3배 이상 늘어난 100~300㎍/㎥를 기록, 약한 황사가 나타난 날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기상청은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오는 9일에는 안개가 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승배 기상청 통보관은 “수증기가 많은 대기 상층부에서 따뜻한 공기가 찬 공기 위에 위치하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면 기온이 올라도 안개가 흩어지지 않는다”며 “이 상태에서 대기 중 오염물질이 수분을 흡수, 안개 형성에 촉매 역할을 하면서 빛을 산란시켜 하늘을 더뿌옇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한반도의 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겨울처럼 날씨와 기온의 변동폭이 큰 해에 갑자기 포근한 날씨가 찾아오면 안개가 짙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기상청은 “겨울 안개에는 호흡기 질환자에게 해로운 오염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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