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만남이었지만 반갑기는 커녕 어색하기만 했다. 주위를 의식해서 어쩔 수 없이 인사는 나눴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이사회가 열린 8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 5층 회의실. 회의시간은 10시였지만 7개 구단 사장들은 10~20분가량 일찍 나왔다. KIA자동차 사장을 겸하고 있는 KIA 조남홍 사장은 한화 이경재 사장에게 위임장을 전한 것으로 참석을 대신했다.
‘KT의 60억원 가입금+서울연고 입성’에 가장 강력하게 반대해 온 두산의 김진 사장은 무거운 표정으로 회의장에 들어갔다. 시선을 아래로 깐 채 복도로 들어선 김 사장은 길게 늘어선 취재진과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회의장으로 향했다.
신상우 총재의 인사말 때 7개 구단 사장의 표정은 제 각각이었다. 신 총재의 부산상고 후배인 김응용 삼성 사장은 덤덤한 얼굴로 앞에 놓인 찻잔을 들었다. 두산과 함께 KBO의 일 처리에 정면으로 반박해온 LG 김영수 사장은 두 눈을 꼭 감은 채 깊은 상념에 잠겼다.
SK 신영철 사장, 롯데 하영철 사장, 한화 이경재 사장은 무표정에 가까웠다. “재미 없는 세월을 보내고 있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은 현대 김용휘 사장은 KBO에서 배포한 이사회 자료만 쳐다봤다.
지난달 27일 KBO가 ‘KT의 가입금 60억원+서울연고 입성’을 발표한 직후 8개 구단은 셋으로 갈렸다. 두산과 LG는 강하게 반발했고, SK도 그에 못지않았다. 한화 KIA는 공개적인 반대는 아니었지만 “KT가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반대 의견을 표했다. 삼성과 롯데만이 KBO의 손을 들어줬다. 각 구단의 뚜렷한 견해차는 이사회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회의실이 썰렁하기만 했던 이유다.
최경호 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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