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3월 초순까지 미국의 보잉, 유럽의 에어버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대형 항공기 제작 회사를 출범시키고 기존 군수 항공 업계를 재편한다.
황창(黃强) 중국국방과학공업위원회 비서장은 7일 군수 항공업계의 재편 방향을 이같이 밝혔다.
본격적인 대형 항공기 개발에 착수할 제작 회사의 출범은 수입에 의존해오던 대형 군 수송기, 장거리 폭격기의 자체 개발과 뗄 수 없다는 점에서 군사적으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중국은 2006년 군사과학 증진 15년 계획을 마련하면서 2020년까지 대형 첨단 수송기를 자체 개발하겠다고 밝혔고, 지난해 3월에는 500억~600억위안(6조~7조원)을 투입해 대형 항공기를 개발을 진행한다는 세부 지침을 확정했다.
특히 중국은 지난 해 말 단거리 여객기 ARJ의 자체 개발을 완료, 대형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기술 축적이 상당 수준 진전됐음을 시사했다.
황창 비서장은“국무원내 대형항공기 전담 소조는 대형항공기 제작과 관련한 조직 및 항공업 개혁 방안을 이미 마련했다”며“대형 항공기 제작사는 현대적인 기업의 형태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날로 팽창하는 중국의 대형 여객기 수요에 군침을 흘리는 보잉과 에어버스 등에 적지않은 위기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와 보잉은 2025년까지 중국내 대형 여객기 수요가 2,900여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중국 시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여왔지만 2020년 전후로 중국이 대형 항공기를 자체 개발할 경우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 대형 항공기 제작회사는 국무원, 지방정부, 기존 항공기 제작회사 등이 공동 출자해 설립되고, 단거리 항공기 ARJ의 개발 제작 사업 등도 흡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기존 항공기 제작 업체들을 합병하거나 역할을 재조정을 통해 대대적인 항공업계 개편을 추진한다. ARJ를 개발한 중국항공공업 제1집단과 프로펠러 기종을 생산하는 중국항공공업 제2집단 등 대형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항공업계의 재편은 또 중국 군수 업체들의 대형화 추세에 따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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