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로 40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기 이천시 냉동물류창고가 소방시설완공검사 전에도 불이 나고,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벌금형을 받는 등 건축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관계당국은 별 제재 없이 소방시설완공검사와 건축허가를 내줘 의문을 낳고 있다.
8일 경기도 이천소방서에 따르면 이천시 호법면 유산리 ㈜코리아2000의 냉동물류창고 외벽에서 지난해 10월16일 화재가 발생, 소방차 9대와 소방관 28명이 출동했다.
불은 인명 피해 없이 냉동물류창고 정면 우측 외벽 80㎡를 태우고 자체 진화됐다. 화인은 용접이나 드릴 작업 중 불티가 외벽에 옮겨 붙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냉동물류창고는 불이 나고 사흘 뒤인 10월19일 이천소방서로부터 소방시설완공검사를 받았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화재가 자체 진화되었으며 피해가 크지 않아 소방시설 완공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이천시에 따르면 코리아2000의 대표 공모(47ㆍ여)씨는 건축허가를 받기 전 냉동물류창고를 짓기 위해 철근콘크리트 옹벽을 쌓고 건축물 기초공사를 하다 적발돼 6월14일 건축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고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천시는 고발 조치 보름 후인 6월29일 건축허가를 내줬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천시로부터 냉동물류창고 인허가 관련 서류 일체를 넘겨 받아 부실 인허가 여부를 정밀 검토 중이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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