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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인명구조 왜 어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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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 냉동창고 화재 참사/ 인명구조 왜 어려웠나

입력
2008.01.08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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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 사고 현장.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작업에 긴급 투입된 1,000여명의 소방대원들은 지하층에 가득찬 유독 가스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학 물질 폭탄더미라는 최악의 상황에 맞서 한 명의 생존자라도 구하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모습이었다.

최진종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화재 발생과 거의 동시에 연쇄 폭발이 일어나 스프링클러 등 내부 소방시설이 모두 망가졌고, 이 때문에 진압에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최 본부장은 “화재를 거의 진압해도 유독 가스가 잘 빠지지 않았다”며 “시뻘겋게 달아 올랐던 지하층의 온도가 내려가지 않아 수색 작업은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사투’였다”고 전했다.

붕괴 위험 속에 진행 된 구조 작업도 쉽지 않았다. 창고 안은 암흑이어서 대원들이 2만여㎡나 되는 지하 공간 바닥을 손으로 일일이 더듬으며 생존자가 있는지, 비명에 숨져간 실종자의 시신이 있는지 찾아야 했다.

숨이 막힐 듯한 열기에 유독 가스로 가득 차 방화복에 산소통을 메고도 오래 버틸 수 없는 상황은 소방대원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수색작업을 마치고 나온 한 소방대원은 “한 사람이 30분 이상은 구조 작업을 할 수가 없어 교대로 투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방대원들은 화재 현장의 끔찍한 광경을 떠올리기 조차 싫다는 표정이었다. 한 소방대원은 “화재는 보통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번지는데 이번 화재는 동시에 여러 곳에서 불이 난 흔적이 있었다”며 “처음 지하층에 들어섰을 때 여러 냉동창고 출입문이 모두 불에 타고 있는 것으로 보아 탈출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날 밤 9시께. 화재가 진압되고 본격적인 수색 작업이 시작되자 소방대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산소통을 매고 다시 지하로 향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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