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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 덩어리 제주도 코 앞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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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 덩어리 제주도 코 앞까지 갔다

입력
2008.01.0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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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사고로 발생한 타르 덩어리가 무서운 속도로 남하하면서 제주도 코앞까지 도달했다. 타르덩어리들이 강한 북서풍과 조류를 타고 하루 평균 30㎞ 이상씩 남하하고 있지만 당국의 졸속 대응으로 서ㆍ남해안 황금어장에 초비상이 걸렸다.

타르 덩어리가 전남 서해안 해역(영광군 안마도)에 처음 유입된 것은 구랍 27일. 전날 폐흡착포가 흘러 들어온 지 하루 만에 5~10㎝ 크기의 타르 덩어리가 발견됐다. 이후 타르 덩어리는 빠른 속도로 남하해 3일 현재 진도군 조도 앞바다를 넘어 제주 추자도 해안까지 떠내려온 상태다. “타르의 확산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방제당국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문제는 서해안을 따라 남하한 타르 덩어리가 방향을 틀어 남해안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북서풍이 부는 기상상황으로 봐선 타르 덩어리가 여수 등 남해안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7~9일은 밀물이 가장 높게 들어오는 사리 때라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해안을 따라 타르 덩어리가 남하하면서 신안군의 경우 관내 섬 대부분의 백사장과 자갈 등이 검게 변해가고 있다. 특히 전남 연안은 모래가 많은 태안과 달리 갯벌이 많아 갯벌의 타르흡수에 따른 생태계 파괴까지 우려되고 있다.

무안군 해제면 일대 김 양식장에도 타르 덩어리가 덮치면서 김 양식장이 초토화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송석리와 대사리 일대 김 양식장(602㏊)의 경우 대부분 김발과 지주대 등에 타르와 폐흡착포 등이 엉겨 붙어 올해 김 생산을 포기해야 할 정도다. 영광과 무안, 신안, 함평, 진도군의 김 양식장(전체 면적 1만9,000여㏊)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도리포 어촌계장 박상범(52)씨는 “김 생산이 기계화한 탓에 타르가 한 덩어리라도 김발에 섞이면 수확과정에서 풀어지면서 김 전체에 영향을 미쳐 모두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타르 급속확산과 양식장 피해가 커진 것은 기상악화탓도 있지만 사전에 저지선 구축 등 충분한 대비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목포해경은 타르 유입에 대비해 함평만 입구에 오일펜스와 타르 수거용 그물을 비치해 놓았지만 2일 오후까지 서해 전 해상에 강풍주의보와 풍랑경보가 내려지면서 방제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타르가 군산앞바다를 지나 고창과 변산을 지나는 동안 손놓고 있다가 강풍이 불자 방제를 포기한 것이다.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국토생태본부 처장은 “구랍 29일 서해에 강풍주의보가 내려지기 전까지 모든 방제활동이 정상적으로 진행됐는데 그때까지 해경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알 수 없다”며 “현재 해경이 타르덩어리의 이동통로와 속도를 전혀 예측하지 못한 채 허둥대다가 뒷북만 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남도는 이날도 해당 시ㆍ군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등 4,000여명을 동원, 타르 수거활동을 펼쳐 100여 톤을 수거하는 등 지금까지 모두 310여 톤을 거둬들였다.

무안ㆍ신안=안경호기자 khan@hk.co.kr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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