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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나눠먹기식 훈장에 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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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나눠먹기식 훈장에 메스

입력
2008.01.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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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주의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이번에는 나눠먹기식 수훈 관행에 일침을 놓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정부가 제출한 새해 '레지옹 도뇌르(Legion d'Honneur)' 수훈자 명단을 거부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3일 보도했다. 프랑스 최고권위의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수훈자가 새해 첫날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의 거부로 정부가 황급히 새 명단을 짜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정부의 수훈자 제안을 거부한 것은 명단에 오른 인사들이 대부분 남성이며 정부 관료와 정치인 일색으로 짜여져 있었기 때문. 관료와 정치인들이 끼리끼리 나눠먹는 훈장 수여 관행에 퇴짜를 놓은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대신 수훈자에 경제계와 자선 단체 인사들을 더 많이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며 정부측에 되돌려 보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수훈자 명단에 ‘프랑스의 다양성’을 반영할 것을 요구, 백인 일색의 수훈자 선정에도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수훈자 중 남성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높은 관행에도 제동을 걸어 새 명단에는 여성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훈장 수훈자들 중 여성이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앞서 두 번째 등급의 훈장인 '오르드레 뒤 메리트(Ordre duMerite)'의 수훈자 명단도 거부해 당초 예정보다 수훈자 발표가 두 달이나 늦어지고 있다. 조만간 발표될 오르드레 뒤 메리트의 새 수훈자 명단에는 사상 처음으로 남성과 여성의 숫자가 같은 비율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앞으로 수훈자 구성의 남녀 비율을 같게 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1802년 나폴레옹 1세가 제정한 훈장. 애초 무훈을 세운 군인들에게 주로 수여됐으나 지금은 프랑스 대통령이 군인, 정치인은 물론 문화, 종교, 학술, 체육 등 각 사회분야에서 공적을 이룬 일반인에게 수여한다. 1998년에는 월드컵에서 우승 한 프랑스 축구팀 22명 전원이 훈장을 받기도 했다.

평생의 영예로 인정되는 이 훈장은 일단 수여됐더라도 명예를 지키지 못하면 취소된다. 슈발리에, 오피시에, 코망되르, 그랑도피시에, 그랑크루아까지 다섯 단계로 나뉜다. 200여년 동안 약 100만여명에게 수여됐으며 현재 생존자 중 이 훈장을 받은 인물은 약 11만명이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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