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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阿 자원쟁탈전 가세

입력
2008.01.0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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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이 나이지리아의 천연가스에 눈독을 들이면서 세계 각국이 긴장하고 있다.

천연가스 소비량의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해온 유럽 각국은 물론, 아프리카의 에너지 자원을 공략해온 미국과 중국의 입장에서 가즈프롬의 아프리카 진출은 미래 에너지 전쟁의 ‘선전 포고’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영국 경제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 가즈프롬이 나이지리아 정부와 천연가스 개발에 관한 협상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가즈프롬이 천연가스 생산 뿐만 아니라 처리 기술, 인프라 제공 등 상상을 초월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FT는 또 나이지리아 정부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 “협상은 초기 단계이지만 연내 10억 달러를 상회하는 규모의 거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가즈프롬이 파격적인 조건으로 나이지리아 정부의 환심을 사려는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해외 에너지 확보 전략과 맞닿아 있다.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인 자국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다. 따라서 러시아의 가즈프롬과 로열더치셸, 엑손모빌, 셰브론 등 서방 기업, 중국 등이 에너지 확보를 위한 불꽃 튀는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자 세계 7위의 천연가스 매장량을 보유한 자원 부국. 때문에 미국과 유럽 기업들은 이미 나이지리아에 진출, 자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의 주 공급원으로 활용해 왔다. 최근 천연가스의 수요 급증과 LNG선 등 수송기술의 발전으로 세계 각국은 이 지역의 천연가스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이에 대해 가즈프롬은 “지난 50년 동안 서구 국가들이 아프리카의 자원을 착취해 왔다”고 비판하고 “우리는 천연가스 개발에 따른 확실한 반대급부를 제공할 것”을 약속하고 나섰다.

러시아의 공격적인 진출은 유럽 국가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FT는 협상이 성사될 경우 유럽 국가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의 44%, 프랑스의 26%, 핀란드의 100% 천연가스 소비량을 제공하며 유럽 각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러시아가 천연가스 독점공급을 통해 유럽의 숨통을 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즈프롬의 진출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지리아 내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의 중심인 니제르 델타 지역은 반군세력의 활동으로 인해 투자계획이 지연되는 일이 빈번하다. 일각에서는 국내 수요 증가로 나이지리아의 천연가스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가즈프롬의 ‘퍼주기’ 식 투자가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분석도 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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