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프로야구 참여에 이어 김동주 영입까지….
서울과 영남을 대표하는 두산과 삼성이 최근 프로야구 현안을 놓고 첨예한 감정 대립을 벌이고 있다. 갈등의 불씨는 KT의 프로야구단 참여 선언에서 비롯됐다. 지난달 27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KT가 올시즌 프로야구 참여를 공식 발표한 이후 야구계는 찬반 여부를 놓고 양분 양상을 보였다.
서울 구단인 두산과 LG는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서를 발표, "정당한 절차 없는 KT의 야구단 헐값 인수와 서울 무혈입성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 이사회의 재심의와 구단주 총회의 의결 절차를 준수하라"고 즉각 반발했다.
특히 두산 김진 사장은 "KT의 프로야구 참여가 편법과 억지에 의해 이뤄진다면 차라리 7개 구단으로 간 다음 시간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야구인 출신인 김응용 삼성 사장이 곧바로 반격했다. 김 사장은 서울 구단의 성명서 발표 직후 "자꾸 7개 구단, 7개 구단 하는데 자칫 프로야구는 6개 팀으로 줄어들 수도 있는 위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산 등 서울 구단 관계자들은 "신상우 KBO 총재의 부산상고 후배인 김 사장이 '총대'를 메고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단지 서울 입성 보상금 54억원 때문에 KT의 프로야구 참여를 반대하는 것처럼 구단 이기주의로 몰아가고 있다. 지금 우리를 협박하는 거냐"고 불쾌해 하고 있다.
오는 8일 신상우 총재와 8개 구단 사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KBO 이사회에서도 삼성과 두산은 KT의 프로야구 참여 승인 여부를 놓고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양 구단간의 전선(戰線)은 올시즌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김동주(32) 영입을 놓고 또 다시 확대됐다. 김응용 사장은 지난 주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동주가 한국에 남는다면 꼭 잡고 싶다"고 밝혀 파장을 일으켰다.
김동주에게 4년간 최대 62억원을 제시했던 원소속 구단 두산은 김동주가 지난 연말까지 아무런 응답이 없자 당초 제안을 철회한 상태다.
야구계에서는 삼성이 그동안 김동주와 접촉 한번 하지 않다가 김 사장이 불쑥 이런 얘기를 한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더욱이 선동열 삼성 감독이 지난 2005년 부임 이후 줄곧 'FA 영입 불가론'을 펼쳐온 데다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 그룹이 특검을 앞둔 점을 고려하면 김동주를 영입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
두산은 김 사장의 발언에 큰 무게를 두지 않으면서도 불쾌하다는 반응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두산의 한 고위 관계자는 "김응용 사장이 일방적으로 한마디 던진 것에 대해 대꾸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 '62억원 포기' 김동주 日진출 가능할까(?)
▲ '김동주 日 갈테면 가라(?)' 두산 62억 철회
▲ 日 야쿠르트 '김동주에 전혀 관심없었다'
▲ '우유부단 행보' KT, 야구 하겠다는 건가
▲ 찬호·승엽·재응·KT… 한국야구 "일어나라!"
이승택 기자 l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