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장제 90년대 이후 균열
한국가족학회 부회장인 손승영(52ㆍ여) 동덕여대 여성학과 대학원 교수는 3일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서 가부장적 질서의 균열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에 비해 평등형 부부관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뿌리 깊은 가부장제 하에서 가장인 남성이 집안 대소사를 결정하는 전권을 쥐고 여성을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해 왔던 구도에 변형이 진행 중”이라고 진단했다. 일상사나 자녀 교육 등의 영역에서 아내가 결정권을 행사하는 비중이 늘어났다는 말이다.
손 교수는 그러나 “부부간 평등의 관계로 가고 있지만 남성 주도의 커다란 질서의 맥은 여전히 잔존해 있다”며 “평등형이라고 할 땐 남편과 아내가 모든 영역에서 일정한 수준의 의사결정권을 가져야 하는데, 여성의 결정권은 작은 영역들에 제한돼 있다는 점에서 미흡하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손 교수는 자녀의 권력 또한 커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저출산의 흐름 속에 자식에 대한 물질적 지원의 규모가 커지면서 발언권 역시 강해졌다”며 “물론 진로 문제 등에선 자녀들에게 실질적 선택권이 확보되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변화 양상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정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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