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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이방인

입력
2008.01.08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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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 책세상부조리한 세계… 반항은 내 운명

1960년 1월 4일 알베르 카뮈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숨졌다. 47세였다. 그는 여전히 신화다. “카뮈는 소설가도 철학자도 아니다. 그는 예술가이며 신화의 창조자다.”(로제 키요의 <이방인> 50주년 기념 논문에서)

카뮈의 첫 소설 <이방인> 이 출판된 것은 파리가 나치 점령 하에 있던 1942년 7월이다. 알제리의 평범한 샐러리맨 뫼르소, 어머니가 죽은 다음날 지중해에서 여자친구와 해수욕을 하고 정사를 가지는 그는 며칠 후에는 친구와 불량배들과의 싸움에 말려들어 아랍인을 총으로 쏘아 죽인다. “그 햇볕의 뜨거움을 견디지 못하여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나는 그것이 어리석은 짓이며, 한 걸음 몸을 옮겨본댔자 태양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한 걸음, 다만 한 걸음 앞으로 나섰던 것이다.” 재판에서 ‘태양 때문에’ 살인을 했다며 속죄를 거부한 뫼르소가 사형선고를 받고 “다만, 내가 사형집행을 받는 날 많은 구경꾼들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써 나를 맞아” 주기만을 바라는 것으로 <이방인> 은 끝맺는다.

“이 인물을 어떻게 이해해야만 하는 것일까?” 사르트르는 이렇게 물었다. 카뮈는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20세기 후반의 세계와 인생에 대한 가장 강력한 질문, ‘부조리’라는 화두를 던진 것이다.

<이방인> 이 부조리에 대한 카뮈의 사상을 이야기로 쓴 것이라면, 그가 몇 개월 후에 출간한 <시지프의 신화> 는 그 주석에 해당한다. “비록 인간의 삶이 부조리한 것이라 해도, 난 계속해서 ‘오직’ 인간이기를 원한다… ‘인간적이지 못한’ 신의 구원을 기대하지도 않을 것이며, 미래나 영원에 대해 희망이나 기대를 갖지 않을 것이다. 다만 나는 바로 지금, 바로 여기의 삶에 충실할 것이다.” 카뮈에게 시지프의 형벌은 ‘위대한 행복’이었고, 부조리한 세계에 맞서 싸우는 ‘반항’이야말로 그가 본 인간의 운명이었다.

하종오 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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