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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 돼야지" 일방적 강요가 힘들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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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 돼야지" 일방적 강요가 힘들게 해

입력
2008.01.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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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혼 급증' 결혼이민자 9만명 육박가정불화·2세교육 사회문제로

한국인 배우자와 국제결혼으로 맺어진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8만7,964명의 국제결혼 이민자 중 86%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국내 환경 및 문화 적응과 자녀 교육에 대한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여성이 한국으로 시집오는 순간 맞닥뜨리는 문제는 언어와 문화 차이. 모국어는 물론 영어마저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의사소통에 애를 먹는 것은 물론, 농촌 생활을 하게 되는 동남아 여성의 경우 ‘게으르다’는 오해를 받는 경우가 잦다. 더운 기후인 모국에선 뙤약볕 아래서 오랜 시간 일한다는 게 드문 일인데, 그것이 한국적 상황에선 ‘게으르다’는 말 한마디로 치부되기 일쑤다.

더구나 비교적 늦게 결혼한 한국인 남편들 때문에 출산에 대한 스트레스도 높다. 정일선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수석연구원은 “남편과 시댁이 국내에서 의지할 곳 없는 외국인 며느리에게 ‘시집 왔으니 아기부터 낳아라’ ‘한국에 왔으니 한국 사람이 돼라’는 식의 일방적 강요를 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세 교육도 점차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는 지난해 기준으로 4만4,258명(국내 거주 전체 외국인의 6.1%)으로, 이 중 6세 이하가 59.8%, 12세 이하가 32.5%다. 외모 차별이 여전하고 부와 교육의 대물림이 심한 우리 사회의 특성을 감안하면, 막연한 대책으로 이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도와 진학과 취업을 무난히 이끌어 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국제결혼 가정 자녀들이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2005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17.6%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 집단 따돌림의 이유는 ‘엄마가 외국인이라서(34.1%)’가 제일 많았고,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20.7%)’ ‘특별한 이유 없이(15.9%)’ 등이 뒤를 이었다.

윤희원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도움을 줘야 한다며 특별하게 대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크다”며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담담히 받아들이되 ‘한복 입혀 보기’식의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성장단계마다 나타날 수 있는 점들을 고려한 장기 정책연구 및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원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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