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선인 측은 2일 공천 시기를 늦추는 것을 문제 삼아 박근혜 전 대표가 강하게 반발한 것에 대해 대체로 "이해할 수 없다"며 마뜩찮은 반응을 보였다.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박 전 대표가 그 정도는 당연히 이해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선 "박 전 대표가 물갈이, 이삭줍기 운운하며 지나치게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는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총리 인준 등 2월의 중요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당내 분열을 조장해서 도대체 어쩌자는 것이냐"며 "공천은 3월 초에 하는 것이 원칙이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15일까지 내가 책임지고 심사기획단을 구성해 이달 말까지 실무적인 준비를 모두 마치겠다"며 "2월부터 한달 동안 충분하게 공천 심사하지 않나.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예년에 비해 공천을 늦추는 것은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인 의도가 더 크다"며 "신당 등 다른 정당에서 아직 전열을 제대로 정비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가 먼저 카드를 내밀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종복 사무부총장도 "현실적인 정치 일정상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며 "공천을 미루는 게 아니라 차기 정부의 안정적인 출발을 위해서는 공천을 대통령 취임 이후에 하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인사청문회와 정부조직 개편 등 새 정부 출범 전에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2월에 공천자 명단이 발표된다면 당이 시끄러워져 일을 할 수 있겠느냐"며 "대의적 관점에서 박 전 대표가 협조해 주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박희태 의원은 "당선인이 어제 저녁을 함께 한 자리에서 '박 전 대표와 공천에 관한 얘기가 순조롭게 잘 되었다'고 했다"며 "박 전 대표가 왜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 공천은 순리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당선자의 한 측근은 "공천 시기를 조금 늦춘다고 마치 모든 것이 결정된 것처럼 과하게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래서야 박 전 대표가 당의 어른이라고 할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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