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강경 보수의 대명사였던 김용갑(71ㆍ경남 밀양 창녕) 의원이 내년 4월 총선 불출마와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3선 중진인 김 의원은 3일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0년 간의 좌파 정권을 종식시키고 이명박 보수정부가 탄생하는 지금이 정계를 물러날 적기라고 판단했다"면서 " '원조보수' 김용갑은 제 소임을 마치고 정치무대에서 사라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16대 국회) 등 발언으로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을 강력히 비판하고, 여성가족부의 해체를 주장하는 등 한나라당 내 극우 노선을 대표해 왔다. 김 의원은 특히 '광주해방구' 발언 등을 거론하며 "저로 인해 개인적으로 상처를 입은 분이 있다면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김 의원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17대 국회에 들어올 때 지역주민은 물론, 나 자신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약속했다"면서 "1월 1일 아침에 마음을 다 비우니 상쾌했다"고 말했다.
그는 극우적 발언을 한 이유에 대해 "제가 총대를 멘 것"이라며 "좌파정권과 싸울 때 중도적 주장을 하면 먹히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산자위원장 시절 열린우리당 386의원들이 나를 인간적이라며 제일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정계은퇴와 사과는 한 시대의 마감을 알리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또 대선 이후 나온 첫 현역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그의 용퇴가 정치권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김 의원의 지역에는 이 당선인의 핵심 측근으로 17대 공천에서 김 의원과 각축을 벌였던 조해진 당선인 부대변인 등 10여명이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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