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12월26일 발동… 20일까지 해결책 못 찾으면 공중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달 이미 현대 유니콘스에 응급조치를 발동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8일 KBO가 오전 10시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2008년 제1차 이사회에서 각 구단 사장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난 82년 원년 이후 KBO가 구단에 응급조치를 발동한 것은 99년 쌍방울에 이어 2번째다.
KBO는 지난달 14일 현대에 2007시즌 KBO로부터 차입한 금액 131억원에 대한 구체적인 상환 계획과 올시즌 자금 운영 계획을 18일까지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현대가 KBO의 자료 요청에 응하지 않자 12월17일 열린 이사간담회 의결에 따라 규약 12조(법정탈퇴), 13조(신청의 태만), 14조(보유), 38조(응급조치)에 의거 26일부터 현대에 응급조치를 발동했다. 이어 신상우 KBO 총재는 27일 특별 기자간담회를 열고 KT의 프로야구단 창단 추진을 발표했다.
규약 제13조는 구단이 제9조(회원자격의 양도 및 양수), 제10조(합병)의 규정을 위반하거나 그 신청을 태만히 했다고 판단되었을 때, 또는 구단이 위원회에서 탈퇴할 기미가 보인다고 판단되었을 때 이사회는 의결에 의해 회원 자격, 기타 구단의 제권리에 관한 처분 또는 제38조(응급조치)의 발동을 총재에게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KBO가 구단에 응급조치를 발동하면 총재가 일단 새롭게 구단 보유자가 되려는 자를 물색, 그 구단 보유자와 선수, 감독, 코치 및 필요한 직원과의 계약 및 고용에 대한 알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알선에 실패했을 경우 감독 및 코치, 직원을 계약 해제하고 선수에 대해서는 규약 제96조(웨이버 공시)의 규정을 준용해야 한다.
KBO는 웨이버 공시와 지명 절차 기간을 고려, 오는 20일을 응급조치의 데드라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까지 KT의 프로야구단 창단에 대한 극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 KBO가 규약 제12조에 의거, 현대에 대해 총회에서 법정탈퇴를 의결하고 웨이버 공시 절차를 진행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다. 한마디로 현대는 공중분해되고 선수들은 나머지 7개 구단에 팔려가게 되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의 운명이 달려 있는 8일 KBO 이사회 결과가 주목 받는 이유다.
이승택기자 lst@hk.co.kr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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