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측이 3일 이명박 당선인측을 향해 또 다시 포문을 열었다. 전날 작심 발언을 쏟아낸 박 전 대표는 이날은 공천 시기와 관련한 요구를 구체화했고, 친박 의원들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공세에 가담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신년하례회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2004년 당 상황이 굉장히 어려울 때에도 정상적 절차에 따라 (공천을) 했다"며 1월 중순 공천 심사를 본격 시작했던 17대 총선 때의 전례를 따를 것을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전날 발언에 대해 이 당선인 측에서 '피해의식'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선 "피해의식이라는 것은 우리 쪽이 아니라 그 쪽이 피해의식 정도가 아니라 피해망상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러니까 (국회운영 협조를) 안 해 줄 것이라는 둥 하며 정상적으로 해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 아니냐"고 반격했다.
박 전 대표의 측근인 김무성 최고위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 "공천을 2월25일 취임식 이후에 하겠다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한 날짜 제시"라며 "국회에서 반(反) 한나라당이 175석을 점하는 상황에서 국회 운영을 이유로 공천을 미룬다는 것도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명진 윤리위원장이 언급한 '물갈이론'과 관련 "10년간 한나라당을 지킨 동료들에 대해 물갈이라는 말로 인격모욕을 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며 "한나라당의 뿌리를 뒤흔들고 당을 분열시키는 발언"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등에 출연, "이 당선인의 비선 조직에서 밀실공천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 당선인을 지지한 사람들을 물갈이 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자기 사람들을 심어주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쪽은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생각은 있다"면서 '집단행동'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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