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선 지음 / 부키 발행ㆍ252쪽ㆍ1만2,000원
윤리, 환경, 정의 등 기업가의 사회적 공헌은 이 시대의 화두다. 빌 게이츠의 공익재단 게이츠 앤드 멜런디 재단의 기금은 260억 달러로 저개발국 100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미국내 공익재단은 6만6,000개로 200만개가 넘는 미국내 비정부기구(NGO)들의 재정적 기반이 되고 있다. 그러나 비정부기구들이 늘어나는 기부금을 제대로 사용하는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역량을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비판도 제기된다.
비정부기구들의 공익성과 영리추구라는 자본주의의 활력성을 조화시킬 수는 없을까? <보노보 혁명> 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같은 딜레마를 해결한 ‘사회적기업가’들을 소개한다. 보노보>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임원이었던 존 우드. 그는 여름휴가차 네팔을 여행하다가 교과서도 없이 수업을 하는 교실풍경을 보고 충격을 받아 사표를 쓴 뒤 99년부터 ‘룸투리드’ 라는 빈민지역도서관 건립운동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 5,000여개의 도서관을 세운 그는 룸투리드의 운영에 기업경영방식을 도입해 모든 활동가들로 하여금 실적을 분기별로 투명하게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재정난을 이유로 교과과정에서 음악수업이 빠지자 96년부터 빈곤층 아동들에게 공짜로 악기를 나누어준 뒤 음악교육을 진행하는 ‘리틀키즈록’의 창시자 데이비드 워시. 그는 학생 개개인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작곡과 연주실력은 얼마나 향상됐는지 등의 정보를 계량적으로 취합한 이른바 ‘리틀키즈록 학생기록부’를 작성하고 있다. 20명으로 출발한 이 음악교실의 수혜자는 2만명으로 늘어났다.
복지는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기면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는 우파의 논리도, 사회적 약자들의 다원화된 복지수요까지 정부가 해결할 수 있다는 좌파의 선전에도 흔쾌히 동의할 수 없는 시대.
그것이 혁명에 가까운 발상이라 해도 ‘배려 자본주의’를 내세운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그 문제의 해결책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보노보 원숭이는 평등과 섹스와 평화를 추구하는 원숭이로 인간의 이타적 속성에 대한 비유로 쓰였다.
현직 신문기자인 저자는 유인원에 인간의 행동을 비유한 미국 에모리대 프란스 드발 교수의 저술 <내 안의 유인원> 의 한 구절, “보노보는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유인원이다”에서 이들 사회적 기업가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내>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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