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비운의 복서’ 최요삼의 장례식이 5일 오전 엄수됐다.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오전 6시 치러진 장례식에는 홍수환 장정구 박찬희 김정범 김주희 등 선후배 챔피언들을 비롯한 권투 관계자와 가족, 친지 등 200여 명이 참석해 불꽃 같은 투혼을 사르다 요절한 고인의 넋을 기렸다.
헌시를 낭독한 세계권투협회(WBA) 여자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김주희(22)는 “챔피언이라는 짐을 감당하지 못할 때 손을 내밀어 주시고 투지를 가르쳐주셨다”고 고인을 추억했고 “캔버스에 쓰러진 작은 영웅 요삼 오빠의 뜻을 이어 받아 꺼져가는 권투의 불씨를 우리가 되살리겠다”고 다짐하며 오열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장례식 공동위원장을 맡았던 홍수환 한국권투인협회장은 조사에서 “최요삼 선수는 온 국민의 가슴 속에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아름다운 대한의 청년이었고 진정한 챔피언이었다”고 고인을 기렸다.
답사에 나선 고인의 동생 최경호 HO 스포츠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권투를 했지만 후회하지 않았고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여러분의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 있을 우리 형을 잊지 말아달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챔피언 벨트를 어깨에 걸친 채 파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는 고인의 영정은 외조카인 김태윤씨가 들었고 선배 챔피언인 장정구 류명우씨와 마라토너 이봉주, 펜싱 금메달리스트 김영호 등 체육계 인사들이 운구에 나섰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아산병원을 출발, 중곡동 숭민체육관과 의정부 신곡동 자택을 들러 경기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에서 화장됐고 유골은 경기 안성시 유토피아 추모관에 안치됐다.
최요삼은 지난해 12월25일 광진구민 체육회관에서 열린 세계권투기구(WBO) 인터콘티넨탈 플라이급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도전자 헤리 아몰(인도네시아)을 상대로 3-0 판정승을 거뒀지만 뇌출혈을 일으켜 수술을 받았고 8일간의 투병 끝에 3일 오전 사망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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