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무부가 2일 중앙정보국(CIA)이 테러용의자에 대한 신문 과정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무단 파기한 사건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키로 했다.
CIA의 비디오 폐기사건에 대해 지난달 예비조사를 실시했던 법무부는 이날 존 더햄 연방검사를 책임자로 임명,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조사토록 했다. 마이클 뮤케이시 법무장관은 “예비조사 결과, 이 문제에 대해 수사에 착수할 근거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CIA가 알카에다 소속의 두 테러 용의자를 신문하는 내용을 담은 수백시간 분량의 비디오 테이프를 2005년에 파기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CIA측은 더 이상 정보로서의 가치가 없어 폐기했다고 해명했으나 민주당과 인권운동가 등은 고문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해왔다.
문제의 테이프에는 CIA가 2002년 알 카에다 테러 용의자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용의자를 경사진 나무 판자에 묶은 뒤 얼굴에 물을 뿌려 숨을 못 쉬도록 하는, 이른바 ‘워터보딩’(waterboarding)이란 물고문 장면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IA는 그동안 9ㆍ11 테러 용의자와 관련해 모든 자료제출을 요구했던 9ㆍ11 위원회나 다른 기관 등에 이 비디오테이프를 제공하지 않았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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