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안양역 주변.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이 안양 실종 초등학생의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행인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차가운 날씨도 아랑곳 않고 한참을 부지런히 손발 품을 팔던 이들은 경찰의 지휘에 따라 인근 주택가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양 M초등학교 이혜진(10) 우예슬(8) 양을 찾기 위해 학부모들과 이웃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현재 이ㆍ우 양의 부모, 경찰과 함께 전단지를 돌리거나 탐문에 동참하고 있는 학부모는 어림잡아 1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종소식을 듣자마자 달려 나온 M초등학교 학부모들이 60여명, 실종자 가족의 친지나 지인, 동네 이웃 등이 20∼30명, 시청 및 경찰 산하단체 회원 수 십 명 등이다.
이들은 실종자 가족, 경찰과 함께 조를 나눠 어린이들이 갈 만한 곳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샅샅이 누비고 있다. 또 실종자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곁을 지키며 식사도 권하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옆에서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부모 이모(45)씨는 “같은 학부모 입장으로서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어 실종자 전단 나눠주기에 동참했다”면서 “실종자 부모들이 밥도 먹지 않고 울먹일 때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M초교 이모 교감도 “이양과 우양이 조속히 부모 품에 안길 수 있도록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으로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실종 열흘째인 3일 오후 2∼5시 경찰헬기 1대를 동원해 실종장소 인근 수리산을 중심으로 항공수색을 실시하고 전경 8개 중대 600여명과 수사관 70여명 등을 투입해 안양6,8동 주거지를 탐문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인적이 드문 농촌 폐가, 도로변, 하천 등지를 집중 수색하는 한편, 인근 의왕 군포 등지로 수사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경찰은 신고포상금으로 2,000만원을 내걸고 전단지 10만부를 추가 인쇄해 전국에 배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들에 대한 아무런 단서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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