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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우리가 달린다] ③ 야구 대표팀 투수 김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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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우리가 달린다] ③ 야구 대표팀 투수 김광현

입력
2008.01.0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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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다산을 뜻하는 쥐의 해 무자년(戊子年) 새해가 밝았다. 2008년은 한국야구의 위기인 동시에 곧 기회다. 현대 해체와 KT 창단 문제는 시한폭탄처럼 프로야구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을 계기로 야구 열기를 되살릴 수도 있다. 현대 사태가 위기라면 베이징올림픽은 기회인 셈이다. 야구 대표팀은 3월7일부터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올림픽 대륙별 플레이오프에 출전한다. 김경문 감독이 새로 발탁할 대표팀 막내 김광현(20ㆍSK)의 각오를 들어본다.

“나는야 올림픽의 사나이!”

올림픽의 해에 태어난 김광현은 올림픽 영웅을 꿈꾼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88년 김광현은 서울에서 태어났다. “올림픽에서 조국을 대표한다는 것 자체가 멋지지 않나요?”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노리는 김광현에게 베이징올림픽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가능성이 크다. 야구가 베이징올림픽을 끝으로 정식종목에서 제외되기 때문. 2006년 청소년 대표팀 에이스로 한국을 세계 정상으로 이끈 김광현은 “베이징올림픽에서도 한국야구의 명예를 드높이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김광현은 지난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환골탈태했다. SK 역대 신인 최고 계약금(5억원)의 주인공 김광현이 거둔 지난해 성적은 3승7패 평균자책점 3.62. 김광현은 류현진을 능가할 재목에서 미운 오리새끼를 전락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투구폼을 간결하게 바꾸는 등 단점을 하나씩 고친 김광현은 가을부터 백조로 탈바꿈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워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와 일본시리즈 우승팀 주니치와의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에서 승리를 낚았다.

김광현은 “뽑아주신다면”이라는 전제를 단 뒤 “죽기살기로 공을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최고의 무대에서 한국을 대표하고픈 김광현은 2일부터 SK 숙소에 들어가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올림픽 대표팀 사령탑 김경문 감독은 “대표팀에 투수 김광현과 타자 이승엽을 보강해 올림픽 본선 진출은 물론이고 메달까지 노리겠다”고 말했다.

‘북경올림픽 승리투수!’

김광현은 지난해 정규시즌 1위가 확정되자 휴대폰에 이름 대신 ‘한국시리즈 승리투수’라고 썼다. 당시는 한국시리즈 출전 선수 명단에 포함될지 조차도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어떻게 든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투수가 되고 싶었다. ‘한국시리즈 승리투수’라는 문구는 일종의 자기 암시였던 셈. 자신의 소망대로 김광현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의 필승카드 리오스를 상대로 선발승을 거두며 SK 역전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시리즈라는 목표를 달성한 김광현은 최근 베이징올림픽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김광현은 휴대폰에 ‘북경올림픽 승리투수’라는 문구를 적었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사용조차 자제한 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훈련에만 매달리고 있다. 휴대폰은 ‘북경올림픽 승리투수’라는 목표를 되새길 때만 사용할 뿐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던가. 2006년 한국 청소년 야구를 세계 정상에 올렸지만 2007년 프로야구의 높은 벽을 실감했던 김광현. 한국야구의 미래라는 평가를 받은 그가 올림픽을 통해 한국야구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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