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글로벌 증시가 불안하다.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다 국내에서는 금리상승과 심상찮은 프로그램 매도세가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수많은 악재 중에서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미국 경제의 급속한 하강. 모기지 부실에서 출발한 미국 경제의 균열은 주택가격 하락이 금융기관의 손실로 표출되고, 유동성 위기마저 초래하면서 경제 전반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이제 관심은 미국 경제가 성장률이 1%초반에도 못 미치는 경착륙으로 진행되는냐의 여부다.
만약 미국 경제가 경착륙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면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경제의 자체 성장 스토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의 주가 차별화가 요원해질 것이라는 얘기다.
더욱 암울하게 하는 것은 최근 발표되는 미국 경제의 주요 지표가 경착률 징후를 풍기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다 보면 우리 증시의 주가 조정도 연장될 개연성이 짙어진다.
다만 아직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단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선 미국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금리인하로 대응하게 되면 경기 하강을 완충할 수 있다. 또 달러 약세로 미국의 수출이 빠르게 살아 날 수도 있다. IT버블 붕괴 당시와 비교할 때 미국 제조업체의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도 경착륙보다는 연착륙 가능성을 높여준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미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예단하기 보다는 1분기 추세를 주의 깊게 관찰 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과도한 비관이나 근거 없는 낙관 모두 피해야 하는 시기다.
한편 건설주와 중소형주 강세가 눈에 띈다. 건설주는 그 동안 해외 수주가 늘어나면서 견고한 흐름을 유지했고, 연초부터는 신 정부의 정책수혜 기대감까지 겹쳐 강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환경이 호의적으로 변한만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중소형주 강세는 두 가지 이유때문이다. 우선 종합주가지수에 대한 눈높이가 하향 조정되는 과정에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관심이 커졌다. 또 장기간 시장에서 소외되면서 상당수 종목이 가치대비 저평가 상태라 투자 매력이 충분하다. 중소형주는 변동성이 높고 유동성이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당분간 저평가 매력이 이를 압도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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