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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죽을 각오로 새 출발해야 겨우 살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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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죽을 각오로 새 출발해야 겨우 살 신당

입력
2008.01.08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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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체제 개편안을 싸고 진통을 거듭해 온 대통합민주신당이 전당대회 경선 대신 교황 선출 방식으로 새 대표를 뽑기로 했다. 사실상 추대방식에 가까워 당내 반발이나 당헌ㆍ당규와의 충돌 가능성 등 갈등의 불씨는 남겼지만, 어렵사리 이른 합의인 만큼 갈등 해소의 한 계기로 삼을 만하다.

그러나 지도체제 개편 문제는 신당이 마주한 위기의 본질이 아니라 표면적 대응방식의 하나일 뿐이다. 대선 참패에 이어 4월 총선에서도 혹독한 결과가 예상된다는 팽배한 위기의식과는 달리 국민 지지를 되살릴 방안이 마땅하지 않아 신당의 고민은 한동안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신당의 비틀거림은 안타깝다. 노선이나 정책에 공감하거나 이른바 ‘민주개혁세력’의 영향력 후퇴가 마음에 걸려서가 아니다. 민주정치가 바로 서려면 집권세력 못지않게 야당의 견제역할도 중요하다. 신당이 새로운 모습을 국민에게 보임으로써, 야당 고유의 견제기능을 다할 만한 상당수 의석을 얻어야 할 객관적 필요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신당의 모습에서 이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 동안의 당내 논쟁에서도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가 눈에 띄지 않았다.

새 출발을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엄격한 반성이 전제돼야 하고, 그런 반성은 잘못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데서 비롯한다. 그런데도 지도부가 공식적으로 대선 참패의 책임, 민심 이반의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바 없다.

원내대표를 지낸 김한길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 후속 결단을 간접적으로 촉구했지만 핵심 지도부는 묵묵부답이다. 그저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반감을 한탄하거나, ‘친노 세력’에 눈을 부라려왔을 뿐이다.

국민적 반노 정서는 명백한 현실이다. 그렇다고 그것만으로 대선 참패는 몰라도, 총선 전망까지 이리 어두울 수야 없다. 정치공학 기법에 신당 탄생을 맡기고, 당내 후보경선을 조직ㆍ동원에 넘기고, 선거운동은 오로지 네거티브 공세에 매달리는 등의 숱한 오류가 누적된 결과다. 이런 뻔한 사실을 외면하고서야 어떤 쇄신이 빛날 수 있을까. 이제라도 신당이 죽을 각오를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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