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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 클래식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보육원서 무료 음악 공연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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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인 클래식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 보육원서 무료 음악 공연 선물

입력
2008.01.08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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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음악을 들려줄 수 있어서 너무 기쁩니다. 음악을 통해 교감을 나눌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벨기에의 한국계 클래식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33ㆍ한국명 신성호)가 같은 아픔을 지닌 고국의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한 하루를 보낸다. 4일 부모 없는 아이들 30여명이 지내고 있는 충남 서산의 성남보육원을 찾아 무료 공연을 펼치는 것.

1975년 부산에서 태어난 드니 성호는 생후 사흘 만에 고아원에 보내졌고, 돌도 되지 않아 벨기에로 입양됐다. 어린 시절 자신을 버린 부모를 원망하며 방황하기도 했지만, 기타를 통해 어려운 시간을 이겨냈다.

8세에 기타를 시작한 그는 14세에 벨기에의 음악 콩쿠르에서 1위를 하며 두각을 나타냈고, 파리 고등사범음악원과 벨기에 왕립음악원 등에서 공부했다. 2004년 유럽 콘서트홀 협회의 ‘라이징 스타’로 선정된 뒤 암스테르담 콘서트헤보우, 빈 무지크페라인, 카네기홀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보육원 방문은 지난달 29일 드니 성호의 공연에 관객으로 찾아온 류보리 음악자람 대표를 통해 이뤄졌다. 음악을 접할 기회가 적은 어린이들을 위한 비영리 단체를 운영 중인 류씨가 드니 성호의 삶과 음악이 보육원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출연을 제안했다.

그 자리에서 무료 공연을 약속한 드니 성호는 “나는 좋은 가정에 입양돼 사랑을 받으며 자랐고, 기타라는 평생 친구를 만났기에 너무나 운이 좋은 케이스”라면서 “말은 통하지 않겠지만 음악으로 아이들을 위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드니 성호는 동요와 기타 소품 등을 묶어 1시간 가량 연주할 예정이며, 미국에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희씨도 함께 출연한다.

2006년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한민족문화공동체대회를 통해 입양 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드니 성호는 한때는 그렇게 원망했던 부모를 찾고 있다. 한국말도 배우고 있는 중이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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