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사상 처음 배럴 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올해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 장중 한때 배럴 당 100달러를 기록했다. 배럴 당 50달러를 넘은 지 3년여 만이다.
이날 WTI는 3.64달러(3.8%) 급등한 99.62달러에 거래를 마감, 종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현물가는 0.01달러 하락한 89.2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해 WTI는 1999년 이후 최대인 57%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두바이유 역시 연초 32.09달러에서 연말 89.30달러로 56%가 치솟았다.
유가 급등은 공급 부족과 달러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나이지리아 알제리 파키스탄 등의 정치 불안,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에 따른 달러화 약세 가속화 전망, 멕시코산 원유수입 중단설, 미국의 원유재고 감소와 한파 전망 등 다수의 악재가 겹쳐 일어났다.
유가 100달러 시대가 현실화함에 따라 우리나라 경제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당장 물가상승 압박과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되며,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57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이미 고유가의 그늘에 들어섰다. 전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평균가격은 지난해 1월 첫째 주 ℓ당 1422.07원에서 12월 넷째 주 1,631.27원으로 ℓ당 200원 넘게 올랐다.
재정경제부 임종룡 경제정책국장은 “고유가가 당장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물가관리에 특히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유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유류세 인하 움직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고유가 영향으로 220.86포인트(1.67%) 급락한 13,043.96에 거래를 마감했다. 3일 국내 코스피지수 또한 장중 1821.61까지 떨어졌지만, “고유가는 이미 반영됐다”고 판단한 매수세에 힘입어 1852.73(0.72포인트 하락)으로 회복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