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직) 얘기는 들은 적도 없고 당에서 할일 많지 않습니까. 당에 남아 정치 발전과 나라 발전 위해 일하려고 합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2일 총리직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박 전 대표의 향후 거취를 두고는 당 안팎에서 여러 설이 나돌았고, 대표적인 두 가지가 초대 총리설과 7월 당권 도전설이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입장 표명으로 초대 총리설에 대해선 분명히 선을 그은 셈이 됐다. 사실 초대 총리에 임명되려면 박 전 대로선 4월 총선 불출마가 전제가 돼야 한다. 당내 비주류를 이끌어야 하는 박 전 대표의 위치로 봐선 총선 불출마는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당 대표 도전이다. 7월로 예정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박 전 대표가 출마할 것이란 전망도 대선을 전후해 일찌감치 나왔었다.
물론 당 대표설은 본인의 뜻과는 무관한 것으로 당 일각에서 거론되는 시나리오 차원일 뿐이다. 하지만 이날 박 전 대표가 "당에 남아 정치 발전과 나라 발전을 위해 일하려 한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높여 놓았다.
한 당 관계자는 "당을 하나로 화합시키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데는 박 전 대표가 적임자"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당권 도전설은 이명박 당선인측의 대표격으로 이재오 최고위원이 출마를 검토하는 상황에서 대항마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론의 산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의 이날 언급은 원론적인 차원"이라며 "(당권 도전 등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 본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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