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정상급 프로기사인 유창혁(사진) 9단이 바둑계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유 9단은 3일 국내 기전의 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혁하자는 내용의 글을 사이버오로, 타이젬, 한게임바둑, 넷마블, 엠게임 등 5대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 잇달아 올렸다.
유 9단은 프로기사 수가 날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기전에 참가하는 모든 기사에게 대국료를 지급하는 현재의 운영 방식은 한계에 다다랐다고 지적하는 한편 앞으로는 일정 순위 안에 든 기사에게만 상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컷 오프’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 기사에게 국내 기전 출전을 허용하고 아마추어 상위권 기사에게도 프로 대회 참가 기회를 주는 등 획기적인 기전 개방 조치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유 9단은 한국 바둑계가 이미 10년 전부터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둑을 배우는 학생이 3분의 1로 감소했고 프로 지망생은 더욱 줄어들었다는 것. “저도 1년 수입이 3억원대를 기록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 이창호 9단은 6억, 7억원대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이승엽 같은 스포츠 스타의 연봉은 1억원대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히 젊은 기사들이 바둑계 개혁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진지한 고민과 발전적인 토론을 통해 슬기로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유 9단은 또 세계 축구 최강국은 브라질이지만 최고의 무대는 박지성이 뛰고 있는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라고 지적한 뒤 “상금제와 맞물린 오픈화가 제대로 이루어질 때 비로소 한국이 세계 최강의 바둑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9단의 글은 수백 개의 지지 댓글이 붙는 등 네티즌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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