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은 연이어 은행 내 인사와 더불어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금융권의 격변이 예상되는 2008년 '금융 전쟁'에 나서기 위해 내부 정비를 먼저 한 셈.
이들 은행들은 모두 퇴직연금 관련 부서를 신설, 확대해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조직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은행마다 조금씩 다른 조직 개편 형태를 보였다. 국민은행은 국내 영업, 하나은행은 마케팅, 신한은행은 투자은행(IB) 부분에서 새해에 전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의 통합 3기를 맞아 대대적으로 조직을 바꿨다. 개편의 핵심은 영업 부문. 우선 1,2,3 등 3개로 나뉘어져 있던 개인영업그룹과 기업금융그룹, PB사업그룹을 영업그룹 1과 2의 2개 그룹으로 통폐합했다.
기존에는 개인 영업점들을 충청권, 호남권 등 지역으로 구분, 개인영업그룹 1,2,3의 규모가 균등하도록 기계적으로 나눴던 반면 개편된 조직에서는 기능을 중심으로 그룹을 묶었다.
그 동안 다소 소홀했던 영업 분야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강정원 행장이 신년사에서 "은행의 핵심 사업인 예대중심의 상품을 통한 금융중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 것과 흐름을 같이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또 새로 부각되는 분야인 퇴직연금부분과 IB 및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투자금융ㆍ해외사업그룹, 퇴직연금사업부를 신설했고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대기업 관련 업무 강화를 위해 대기업금융부도 만들었다. 반면 바젤2 시행에 대비해 내부등급 사용 인증을 받는 등 목표를 달성한 리스크관리그룹은 리스크관리부로 축소시켰다.
하나은행은 마케팅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영업력 극대화의 전제로 통합마케팅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산재돼 있던 가계영업기획부, 스포츠마케팅팀, 신용카드본부 등 기획부서를 '마케팅 그룹'으로 묶었다.
그룹 내에는 여ㆍ수신 및 펀드, 보험상품 등을 기획, 관리할 수 있도록 상품개발부를 둬 마케팅과 쉽게 연계할 수 있도록 했고 신용카드 본부까지 포함시켜 우량 카드회원에게 복합상품 및 서비스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은 인력개발부를 인력개발본부로 격상해 인재 양성에 공을 들일 것을 예고했고 역시 해외시장 및 퇴직연금시장 개척을 위해 각각 글로벌사업본부, 연금신탁본부를 만들었다. 반면 소호영업본부는 소호(자영업자)가 기업보다는 개인과 유사한 측면이 많아 기능을 마케팅 그룹으로 옮기고 본부는 폐지했다.
신한은행은 조직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지만 기존 IB그룹, 신탁그룹 산하에 IB본부, 연금ㆍ신탁본부를 신설해 조직을 강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한명의 그룹장이 모두 관장할 수 없을 정도로 부서가 많아진 데다 중요성도 커져 그룹과 부서 사이에 본부를 신설,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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