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으로 몰리는 중동 오일달러를 한국으로 유치하기 위해서는 편안한 투자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산하 국가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데이비드 엘든(사진) 두바이국제금융센터기구(DIFCA) 회장이 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지난달 2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된 지 9일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엘든 위원장은 공항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시종 여유 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대통령직 인수위 사상 첫 외국인이자 국제금융전문가로 새 정부 해외투자 유치의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탓인지 그는 인터뷰 내내 '해외투자 유치'와 '개방'을 강조했다.
엘든 위원장은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유치하려면 한국정부는 물론이고 한국 회사들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국내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으로 쏠리고 있는 중동의 오일머니를 한국으로 끌어와야 한다"며 "한국은 오일머니가 중국으로 가는 것을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한국이 국제금융센터의 꿈을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두바이식 시장 개방'을 제시했다. 엘든 위원장은 "두바이는 매우 개방된 시장을 갖고 있어 인재들과 투자자들이 몰렸다. 한국 시장은 두바이만큼 개방돼야 하며 그 뒤를 따라야 한다. 완전한 시장개방은 세계적인 흐름이며 나는 한국이 시장개방을 하는데 바른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유가 급등과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엘든 위원장은 이날 대규모 외국인 투자단과 함께 입국해 해외투자 관련 선물보따리를 풀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수행인도 없이 혼자 들어왔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신년대담에서 "내일 모레면 외국 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러 온다"고 밝힌 만큼 기대가 컸지만, 엘든이 혈혈단신 입국하면서 '해외투자 성과물이 예상보다 적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대해 그는 "주말에 인수위 관계자들과 만나 내가 할 일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며, 해외투자를 위한 큰 그림을 제시하기까지는 향후 몇 주간의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며 성급한 판단을 자제해주길 바랐다.
엘든 위원장은 5일 인수위원들이 참석해 업무성과와 계획을 논의하는 정례 워크숍에 참석하며, 6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해외투자 유치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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