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01명 사망·피란민 7만명
케냐에서 대통령선거 부정시비로 촉발된 소요사태가 전국적인 종족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선관위 측이 음와이 키바키 대통령이 라일라 오딩가 야당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승리했다고 발표한 뒤 발생한 이번 사태는 두 후보가 속한 키쿠유족과 루오족간 ‘인종 청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외신들은 1일 북서부 엘도레트에서 키쿠유족 피란민들이 머물던 교회에 폭도들이 불을 질러 최소 50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4일간 지속되고 있는 폭력사태로 전국적으로 최소 301명의 사망자와 7만여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선거 부정시비 외에도 1963년 독립 이후 정치ㆍ경제를 장악해 온 키쿠유족에 대한 반감이 이번 사태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수도 나이로비는 빈 집과 불에 탄 차들만 남은 유령도시로 변했다
. 키쿠유족을 겨냥한 폭력사태는 전국으로 번져 정부의 통제를 벗어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도들이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 승객 가운데 키쿠유족을 가려내 폭력을 가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10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94년 르완다의 종족분쟁 이후 최악의 종족분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아프리카연합(AU) 회원국들에 케냐 유혈사태 중단을 위한 외교적 지원을 촉구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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