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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당선자가 더 윗분" 李 "전임자 잘 모시는 전통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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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당선자가 더 윗분" 李 "전임자 잘 모시는 전통 만들것"

입력
2008.01.02 0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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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자는 28일 청와대에서 가진 만찬회동에서 국정운영의 성공적 마무리와 원활한 정권 인수인계를 위해 서로 최대한 협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다음은 두 사람의 발언 요지.

노무현 대통령= 축하인사를 빠뜨렸다. 다시 한번 (당선을) 축하 드린다. 많이 바쁘시죠.

이명박 당선자= 요새는 오히려 좀 시간이 있다. 인사 좀 다니고 있다.

노 대통령= 나는 당선자 시절에 정신없이 바빴던 기억밖에 없다. (그래도) 지금도 사진을 보면 그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다.

이 당선자= (당선자 시절은) 책임이 아무래도 덜 하다. 5년이 빠르게 지나갔는가. 힘들게 지났는가.

노 대통령= 좀 길게 느껴졌다. 중간에 가다듬고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없으면 5년은 길게 느껴진다. 4년이면 행정이나 절차상의 속도로 대개 초창기에 시작한 것이 자리를 잡고 평가를 받을 만한 시기이다. 선거로 심판받아 새롭게 가다듬고 시작하면 몰라도 5년을 가는 것은 매듭이 없어서 지루하게 느껴진다.

이 당선자=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가는 것은 역사상 처음인 것 같다.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 대통령= 우리나라의 시골마을을 아름답게 꾸며보고 싶다. 앞으로 3만~4만달러 국민소득을 올리려면 국토가 그만큼 품격을 갖춰야 한다. 고향에서 이런 일을 하고 싶다.

이 당선자= 청와대 생활이 갑갑하지 않느냐. 혹시 몰래 밖에 나간 적이 없나.

노 대통령= 밖에 나가려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막상 나가려면 가볍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나가기 어려워 못 가는 경우가 많다.

노 대통령= 청와대에 5년 전 들어와 보니까 보기 흉한 시설들이 굉장히 많았다. 이것을 초기에 고치면 자신을 위해 고친다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아 지난해 올해에 걸쳐서 고쳐놓았다. 앞으로 이 당선자가 생활하기 좋을 것이다.

이 당선자= 잘 알겠다.

노 대통령= 정부가 주관하는 국정은 사람도 조직도 그대로 남아 있어서 인계할 게 별로 없다. 그러나 청와대는 사람도 바뀌고 집도 비워 줘야 하기 때문에 인계할 것이 정말 많다. 2005년 말부터 인수인계를 대비해 여러 지시를 해 왔다. 대통령 기록관리법도 만들고 이론적인 연구뿐만 아니라 실무적 시스템을 직접 구축해 왔다. 청와대의 업무관리 시스템이나 정부 전체가 사용하고 있는 국정관리 시스템이 매우 잘 준비돼 있어 업무 효율성도 높아졌다.

이 당선자= 디지털시대에 그런 제도를 청와대가 앞서서 이끌어 나간 것은 정말 잘된 것 같다. 직접 대통령이 챙기니까 가능한 일인 것 같다. 법도 시스템도 돼 있으니 인수인계가 보다 잘 될 것 같다.

노 대통령= 부동산 정책과 교육 정책은 그 역사를 꼭 되짚어 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오래 전에 지시해 <대한민국 부동산정책 40년> <대한민국 교육정책 40년> 이란 책을 만들었다.

이 당선자= 그 책을 주면 직접 읽어보겠다.

노 대통령= 다른 것보다도 임대주택법과 4대 보험 징수 통합 관련 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시급히 처리했으면 좋겠다. 정파의 이익을 떠나 국민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법안이다.

이 당선자=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그는 이어 임태희 비서실장에게 이를 꼭 챙기라고 지시했다)

이 당선자= 대통령 임기 중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통과됐으면 좋겠다. 나도 한나라당 의원들을 설득하겠다.

노 대통령= 내가 큰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FTA 비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 당선자= 인계를 위한 준비를 이렇게 많이 하신 줄 몰랐다.

노 대통령= 당이 다를 수 있고 정치적 비판도 주고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도 대통령직 자체에 대한 권위와 신뢰는 갖고 가야 한다는 것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할 기회가 있을 때 할 생각이다.

이 당선자= 전임자를 잘 모시는 전통을 반드시 만들겠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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