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휴대폰이 올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연초 사령탑 교체를 단행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매출액 및 판매량에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두며 지난해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난 덕분이다. 두 회사의 선전에 힘입어 국내 휴대폰 업계의 월 수출액은 10월에 사상 처음 30억달러를 넘어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초 제시했던 목표치를 모두 초과 달성하며 '수익성과 성장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올해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이상 급증한 1억6,0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질적 성장의 바로미터인 영업이익률 역시 마지노선인 두 자릿수 대를 무난히 사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 동안 고가폰 시장에 주력했던 무게 중심을 저가폰 시장으로도 적절히 배분하면서 다양한 수출 전선을 확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히트모델로 올라선 '울트라에디션' 시리즈가 유럽 프리미엄 시장에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데다 블루오션(경쟁이 적은 유망시장)으로 평가 받는 신흥시장에서도 'E250' 모델이 밀리언셀러(1,000만대 판매)에 등극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 결과 올해 2분기에 모토로라를 밀어내고 2위 자리에 올랐으며, 하반기에도 내내 모토로라와의 격차를 벌려 나갔다. 여기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글로벌 공급망(SCM) 구축이 원가 경쟁력 확보로 이어져 수익성을 배가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 역시 전년 대비 25% 가량 늘어난 8,00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대에 그쳤던 영업이익률도 8% 수준까지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시장은 물론, 상대적으로 고가인 유럽형(GSM) 및 광대역코드분할접속(WCDMA) 등 3세대 휴대폰 시장에서의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새로 지휘봉을 맡은 안승권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장의 히트모델 육성 전략도 LG전자의 휴대폰 상승세를 주도하는데 일조했다.
LG전자 휴대폰 실적을 1년 만에 적자에서 흑자로 돌려 놓은 일등 공신인 '초콜릿폰'은 전 세계적으로 1,500만대가 판매됐으며, 후속작인 '샤인폰' 역시 700만대 이상 팔렸다. 이어 올 하반기 전략모델로 출시된 '프라다폰'과 '뷰티폰'의 판매실적도 히트모델에 버금가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휴대폰 업계의 상승세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휴대폰 업체들이 계획 중인 전략모델 라인업이 노키아나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에 비해 결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2008년에도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 달성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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