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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무현-이명박 회동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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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무현-이명박 회동에 바란다

입력
2008.01.0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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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오늘 청와대에서 만찬 회동을 한다. 대통령 선거 이후 9일 만에 이뤄지는 회동에서 두 사람은 정해진 의제 없이 정권 인수ㆍ인계를 위한 협력 문제를 비롯해 국정 전반에 걸쳐 대화할 예정이라고 한다. 두 사람의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 당선자의 국정운영 구상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종로구 국회의원선거에서 겨루기도 했던 두 사람 사이에는 따지고 보면 쉽게 지워지지 않을 감정의 찌꺼기가 없을 수 없다. 애초에 이 당선자의 정치적 부상 자체가 노 대통령의 정치적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 성격이 짙었다.

또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 그 이후의 대선 과정에서 이 당선자는 현 정권의 실패를 부각하는 데 힘을 쏟은 것은 물론 '정권의 정치공작' 의혹을 여러 차례 거론했다.

노 대통령 또한 정치중립 요구에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이 당선자에게 정치적 악영향이 미칠 만한 언행을 삼가지 않았다. 특히 대선 막판에 법무부 장관에게 'BBK 사건'의 재수사 지휘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 검찰 수사결과 발표에 강한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적잖은 타격을 안겼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대선이라는 정치 최대의 게임에서 정치적 이해가 다른 두 사람의 정치행위였을 뿐, 무슨 개인적 악감정이 발동한 결과라고는 보기 어렵다.

선거가 끝난 지금 설사 그런 감정이 있더라도 씻어 버리고, 노 대통령의 국정 경험과 이 당선자의 국정 구상을 속 시원하게 교환해야 한다.

두 사람은 닮은 점도 적지 않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직 스스로의 의지와 힘으로 입신(立身)했다. 자수성가한 사람들 특유의 자신감도 공통적이다.

이런 공통점은 많은 국민이 이 당선자의 '경제 살리기' 약속에 기대를 하면서도 일말의 불안을 지우지 못하게 한다. 지나친 자신감이 자칫하면 아집과 독선으로 흘러 스스로의 정치적 자산을 갉아먹고, 국정의 실패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오늘 회동은 무엇보다 노 대통령이 솔직하게 실패를 포함한 국정운영의 경험을 전하고, 이 당선자가 거기서 값진 교훈을 얻는 자리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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