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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2008… 中美日 석학과의 대화/ 장윈링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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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2008… 中美日 석학과의 대화/ 장윈링에게 듣는다

입력
2008.01.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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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윈링(張蘊岭)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연구부 주임(교수)은 “2008년에는 한국 중국 일본 사이에 정상외교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에너지 환경 기후 등 방면에서 실질적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며 “새해 동북아 질서는 새로운 상생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 경제 정책 수립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장 교수는 “세계경제와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진단한 뒤 “올해 중국이 혁신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재편을 구상하면서 값싼 노동력에 의지하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들은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새로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에는 중국 개혁ㆍ개방 30년 성과를 거론하며 일관성 있는 정책 추진을 조언했다. 인터뷰는 지난 연말 베이징 시내 중국 사회과학원 장 교수 연구실에서 있었다.

_새해 남북한과 중국, 일본을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북 핵 문제와 달리 새해 동북아 질서는 상생의 기회를 맞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난 수년간 중일, 한일 관계는 매우 껄끄러웠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양자관계가 풀리고 시작했다. 지난 연말에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가 중국을 방문했으며, 이명박 정부도 대일 관계를 회복에 나설 것이다. 2007년 싱가포르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중 한ㆍ중ㆍ일 3국이 3국간 정상회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상회의가 이뤄지면 3국 관계의 발전동력은 매우 강력해진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상반기 일본을 방문하기로 예정되어 있고, 이명박 당선자도 취임 후 중국을 방문할 것이다. 한일, 중일, 한중 양자간 정상 외교가 연쇄적으로 진행돼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다. 이는 표면상의 발전이 아니라 에너지. 환경, 기후 등 방면에서 실질적 협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본다.”

­_북한 핵 문제는 어떻게 전망하는가.

“북 핵 문제에서 새해의 결정적 변수는 북한이 전면적 핵 신고를 할지 여부와 미국이 대북 관계 개선에 관한 돌파구를 마련할지 여부, 2가지라고 본다. 지난해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친서를 북한에 전달한 데서 알 수 있듯 핵 신고문제에 진전이 있다면 북미관계의 진전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북미간 연락사무소 개설 등 북미 양측간 초보적 외교관계 수립도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핵 프로그램이나 핵 물질, 이전에 관한 전면적 신고를 할 경우 미국이 진정으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의심하고 있다. 북한은 테러지원국 해제와 대미 외교관계 수립을 바라고 있는데 자신들의 ‘고백외교’가 적절히 수용될 수 있을까를 저울질 하고 있다. 북한이 이에 대한 확신을 선명하게 세우지 않는다면 올해 상반기 핵 문제 진전은 더딜 수 있다. 올해에는 미국 대선이 진행되는데 이 와중에서 부시 정부가 북 핵에 관한 돌파구나 조치를 마련할지 여부도 변수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북미 양측이 서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기반으로 주고 받기를 하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에는 신고 문제 등은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 총체적으로 북 핵 문제는 괜찮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결코 비관할 필요가 없다. ”

_ 비관하지 않을 근거가 있는가.

“북한 역시 대결적 국면을 원하지 않는다고 중국은 판단한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못하겠지만 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내부 회의를 통해 2010년까지 경제발전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안다. 실제로 최근 북한은 경제 문제에 매달리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쉽게 바뀔 것 같지 않다고 중국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_그렇다면 세계적 수준의 정세 변화는 어떻게 진단하는가.

“올해는 이라크 문제, 이란 핵 문제 등 국제 정치적 변수들이 종착점을 향해 가는 해가 될 것이다. 국제정치적 변수가 어느 때 보다 많다.”

_내년 중국경제와 세계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나.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물가상승 등 악재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하반기에는 압력이 강하지 않을 것이다. 올림픽은 지역적으로 베이징 인근에 경제적 영향을 끼치는 제한적인 변수이다. 아울러 중국 경제당국의 거시정책 능력은 매우 높은 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당국의 주요 제어 수단은 투자부문의 통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내년 중국이 통화팽창 억제 정책을 강력히 시행하더라도 경기가 대폭적으로 하향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 연구기관들이 10%대의 성장률을 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역시 비슷한 상황이라고 본다. 미국은 국내 경기 진작을 위해 이자율을 지속적으로 낮추고 있기 때문에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하지만 미국은 올해 한해도 약달러를 지속적으로 방치할지를 결정해야 고비를 맞게 될 것이다. 세계 경제역시 위기를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

_현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금융시장 안정 문제이다. 미국과 유럽 경제는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문제로 홍역을 앓았다. 자연히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급격히 증가했다. 금융불안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 주체 모두가 힘을 합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적절하고도 조화로운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_세계는 중국 자본의 해외 인수합병에 주목하고 있다.

“이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 즉 조우추취(走出去) 정책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기업의 상품 수출만으로는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에는 몇 가지 방식이 있다. 첫째는 자원형 진출이다. 각종 에너지 자원확보를 위한 진출이 그것이다. 이 분야가 가장 활발하다. 해외 제조업체 인수합병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국기업의 해외 생산경험이 없다는 배경 때문이기도 하지만 각국의 정치적, 안보적 고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상승을 의식하는 시선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은 후발 산업국가이기 때문에 해외직접투자 방식보다는 해외 인수합병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본다. 일부 금융부문에서 지분 인수가 일어났지만 세계적 시각에서 본다면 아직 미미하다. 즉 우려할 정도로 해외 인수합병은 진행되지 않는 것이다.”

_새해 한국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다. 이명박 정부 하에서 한중관계, 한국경제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한중간 경제, 정치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무역고가 1,500억 달러를 넘고 양국 왕래인원이 연간 500만 명에 달한다. 이 추세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국 국내적으로 상당한 조정이 있을 것이다. 대북 정책에서도 조정이 있을 듯한데 개인적으로 기술적 조정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 이명박 정부는 인권, 상호주의 등 분야에서 노무현 정부보다 많은 질문을 북한에 던질 것이다. 경제측면에서는 한국 경제에서 새로운 도전의 시기를 맞을 것이다. 이명박 당선자는 경제, 산업 부문의 내부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친기업 정책을 강화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구조조정기를 맞는 한국은 외부 의존도가 높은 경제ㆍ무역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확실한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 것이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에게 인내심이 필요하다.”

_미 대선이 본격화하면서 미중 관계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최근 몇 년간 중미관계는 안정됐고 협력 수준도 상승해왔다. 올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총체적 측면에서의 중미관계는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이다. 만일 문제가 나타난다면 무역방면에서 두드러질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 역시 초기에는 현상적으로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점차 복원될 것이다. 중미의 안정합작과 안정추세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중미간 전면적 갈등은 섣부른 진단이라고 본다.”

_중국은 올해 개혁 개방 30년을 맞는다. 30년을 어떻게 정리할 수 있는가.

“국가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이었다. 개혁은 거시경제 측면에서 국가의 경제관리 방식을 바꾸고, 미시적으로는 국유기업을 개혁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국유기업 부문을 부분적으로 포기, 민간기업으로 전환하거나 민영기업 부문을 양성하면서 국유기업체제의 틀을 바꿔왔다. 이 과정은 어느 정도 완결됐다. 중국에서 재정정책보다 화폐금융정책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배적 정책으로 자리잡았다는 것 자체가 시장경제의 성공적 착근을 말해준다. 개방은 개혁에 힘을 실어주는 외국자본을 유치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_그렇다면 앞으로 중국의 과제는 무엇인가.

“고속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개혁의 내실을 다지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실현하는 일이다. 지난해 10월 중국 지도부가 17차 공산당대회에서 내수시장 확대, 전통 제조업에서 첨단산업 및 서비스산업 위주로 산업구조 재편, 분배중시의 사회의 균형발전 등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확정한 것을 세계는 새겨야 한다.”

_이런 과제가 잘 실현된다면 30년 이후 중국은 어떤 모습이 될 것인가.

“중국은 2020년까지 전면적 샤오캉(小康)사회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 때가 되면 중국은 중등발전국가가 될 것이다. 빈곤이 기본적으로 해결된 사회라 할 수 있다. 현재 중국의 빈곤인구는 1억 명에 달할 정도이다. 2020년쯤 중국은 1명당 연간 소득이 6,000달러에 이른다. 현재의 말레이시아 수준이다. 그때가 되면 내수도 탄탄해지고 시장 매커니즘도 완성될 것이다. 2030년대 후반 중국 모습은 샤오캉 사회에서 좀 더 발전됐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향후 30년도 중국에게는 여전히 도전의 시기이자 기회의 시기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_미래의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장애물들을 극복해야 하는가.

“경제성장구조, 정치사회구조 등 사회의 근간들이 바뀌어야 한다. 법과 제도 등 공식적인 규율이 더욱 강하게 확립돼야 하다. 정치도 현 상태로는 곤란하다. 민주주의와 법치가 보다 튼튼해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인민들의 정치참여가 확대돼야 한다. 물론 서구식 민주정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특유의 민주주의가 경제구조 개혁을 위해 필요하다고 본다.”

_경제학자로서 중국 개혁 개방의 성공 요인을 무엇이라고 보는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을 제1 요인으로 꼽고 싶다. 30년 동안 큰 정책의 줄기는 결코 변하지 않고 유지됐다. 중국과 같은 큰 국가에서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두 번째는 정치적 안정이라고 본다. 안정된 정치가 정책의 일관성을 뒷받침했다. 1989년 학생운동 등이 일어났지만 능히 극복했다. 개혁 개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책이 높은 효율을 보였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중국 개혁속도는 점차 빨라졌고, 개방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를 통해 외국자본은 중국의 투자환경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됐고 막대한 외자가 유입됐다. 미시적으로는 30년간 정부의 거시 조정능력이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고, 기초시설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제 중국은 나라 전체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면서 연해지방과 내륙 지방의 불균형을 시정하고 있다. 세계역사에 초유의 일이었던 정부 주도의 개혁 개방이 성공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_지난해 중국은 11.5%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이룩했지만 어느 때 보다 ‘차이나 리스크’라는 말이 많았다. 지난해 중국 경제를 평가해달라.

“지난해 문제는 2005년부터 시작됐다. 그 때부터 경기 과열이 시작됐고 지난해 과열 징후가 완연해졌다.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성장 관성에 따른 투자 폭증이다. 현재도 중국 각 지방들은 지하철 등 사회기반시설을 건설하면서 막대한 재원을 투자를 하고 있다. 중앙 정부도 이를 제대로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여기에 호황이었던 세계경제는 중국 투자를 부추겼다. 부동산 가격과 물가의 급등은 불가피했다. 두 번째 원인은 중국의 무역 규모 급증이다. 국내투자가 급증하는 데 수출마저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지난 한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상반기에도 지속된다. 과거 4~5년 전만해도 중국의 고민은 은행 악성 부채였지만 이제는 과열경기와 통화팽창을 억제해야 한다. 올해에도 중국 경제당국의 최대 고민은 역시 통화팽창 억제일 것이다. 지난해 통화팽창은 5%에 달했다.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비롯된 측면이 강하다.”

_올해 중국이 통화팽창 억제정책을 실시하면 한국과 같은 국가는 상당히 힘든 상황을 맞을 수 있는데.

“외국 자본은 여전히 중국보다 더 좋은 투자처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외자는 여전히 중국에 남을 것이며, 투자규모는 더 증가할 것이다. 물론 중국이 투자자들을 쫓아내지 않을까하는 외국자본의 염려도 다소 증가하고 있다. 중국 내 경영 및 생존 환경이 더욱 엄격해지기 때문이다. 노임 상승, 환경 보전 등의 이유로 원가가 상승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존이 곤란한 기업은 동남아나 한국의 개성공단으로 이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규모로 투자한 외국자본은 중국에 남을 것이다. 현재 중국은 경제구조를 바꾸려 한다. 단순 가공수출이 아니라 독창적인 기술력을 갖춘 혁신기업위주의 경제구조를 구상중이다. 이런 맥락에서 중국에서 싼 노동력에 의존하는 한국 중소기업은 상당한 압력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삼성 현대 등과 같은 한국 대기업은 중국시장을 겨냥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다. 즉 중국 내 한국기업의 양극화가 진행될 것이다.”

_올해 통화팽창 억제를 위해서는 위안화를 절상해야 하는데.

“현재 1 달러 당 7.3 위안인 환율이 올해에는 7위안 이하로 떨어질 것이다. 6.7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물론 위안화 가치가 상승하는 과정은 매우 안정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_올해부터 중국 노동자들의 권익과 노임을 대폭 끌어올리는 노동계약법과 기업소득세법이 시행되면서 제조원가 상승을 압박하게 될 것이다. 노동생산성이 따르지 못하면 장기적으로 중국의 잠재성장력과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동법과 노동문제는 사회정치적 영역의 문제이다. 노동자의 권리를 신장시키는 것은 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본다. 장기고용은 기업에게 숙련노동을 통한 고부가 가치 창출을 유도한다. 장기적 시각에서 본다면 잠재성장력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이영섭 베이징 특파원 younglee@hk.co.kr

■ 장윈링 교수는 누구

지난 연말 베이징(北京)시내 한복판에 자리잡은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만난 장윈링(張蘊岭ㆍ62)중국 사회과학원 국제연구부 주임(교수)은 단아한 선비 같은 인상을 주었다. 책과 자료들이 깔끔히 정리된 그의 사무실에서 인터뷰가 진행된 2시간 내내 장 교수는 조리 있는 말투와 흐트러짐 없는 태도로 세계경제와 중국 경제, 동북아 정세에 대한 식견을 쏟아냈다.

장 교수는 중국에서는 드물게 국제정치와 국제경제 분야를 넘나드는 학자이다. 국제경제를 전공한 그는 중국의 발전전략 수립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관심 분야를 국제정치 분야로 넓혔다.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근무했던 한반도 전문가 한쩐서(韓鎭涉)씨는 “장 교수만큼 전략적인 사고를 가진 학자는 중국에서 드물다”며 “특히 아ㆍ태 지역의 정치 경제에 관한 한 중국 최고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1992년 국무원이 특출한 업적을 남긴 학자들에게 부여하는 ‘중국청년전문가’칭호를 받았다. 국가급 학자라는 명예가 더해진 것이다. 그가 학자로서는 드물게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이라는 정치적 직위도 갖고 있는 데서도 그의 위상이 드러난다.

20여권의 저서가 말해주듯 장 교수의 연구 분야는 폭 넓다. 장 교수는“중국 경제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대외 상호 의존성, 중국과 아ㆍ태 지역의 발전 연관성 등이 평생의 연구 주제였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자신의 연구성과가 중국 정부의 정책으로 실현된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경제 문제에서 장 교수는 대결 지향적인 분석보다는 해결 지향적인 분석틀을 제시한다. 중국의 발전방식이 중국과 외부세계가 상생하는 쪽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래서 장 교수는 중국 학자 중에서는 드물게 남북관계에서 개성공단의 유용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장 교수는 중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생겨나는 이론적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 작업을 이어왔다.<세계경제의 상호의존관계> <아시아 현대화 고찰> <동아시아 협력문제의 방향> 등 그의 저작 대부분은 이론과 현실을 접목하는 분명한 정책적 지향을 담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을 꿰뚫고 있는 장 교수는 중국에서보다 외국에 더 알려져 있다. 장 교수는 하버드대, 일본 주오(中央)대 등 미국 일본 유럽 유수의 대학에서 객원교수를 지내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학자로 인정 받았다. 한국에는 2004년 정덕구 전 의원이 펴낸 <거대 중국과의 대화> 라는 책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책은 중국을 이끄는 석학과 리더들이 중국 미래를 설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이들 중에 장 교수가 포함됐다.

장 교수는 현실 참여에도 적극적인 입장이어서 현재 광시(廣西)장족자치구 베이부(北部)만 일대 경제건설 사업의 고문으로 있는 등 활발하게 대외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베이부만 경제권이 향후 중국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45년 산둥(山東)성 출생 ▦산둥대 졸업 ▦중국 사회과학원 국제경제학 석사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장 및 일본연구소장 ▦하버드대, 일본 주오대 등 겸임교수

이영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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