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리프 주도당도 동참 밝혀파 총선 예정대로 치러질 듯
투표일을 12일 앞두고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살해되면서 실시 여부가 불투명했던 파키스탄 총선이 빠른 시일 안에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요 야당인 파키스탄인민당(PPP)과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N(PML-N)이 모두 1월 8일로 예정된 총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부토 암살 후 소요 사태로 투표 용지 인쇄 등에 차질이 생겼다며 총선 연기를 고려했던 파키스탄 선거관리위원회는 1월 8일 회의를 열어 선거를 예정대로 실시할 것인지, 수주 연기할 것인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30일 PPP 회의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여당인 파키스탄 무슬림 연맹-Q(PML-Q)은 총선을 3~4개월 연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부토의 아들 빌라왈과 함께 PPP를 이끄는 공동의장이 된 부토의 남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51)가 총선 참여를 선언하자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자르다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위험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총선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히고, PML-N을 이끌고 있는 샤리프 전 총리에게도 총선 보이콧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의 요청은 즉각 효과를 발휘, PML-N도 총선 참여를 선언했다.
파키스탄 정치 분석가들은 총선이 예정대로 열리면 '부토 순교'의 효과를 입은 PPP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이렇다 할 총리 후보가 없다는 게 관건이다.
올해 19세인 빌라왈은 25세 이상만 피선거권이 있는 총선에 출마할 수가 없다. 자르다리는 상하원 의원과 환경부 장관을 지낸 경력이 있지만 아내인 부토 전 총리의 후광을 입었던 것뿐인 데다 정부 관리로 재직시 여러 건의 비리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막둠 아민 파힘 부의장이 총리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외신과 현지 언론은 파힘 부의장이 부토의 망명 중 파키스탄에서 PPP를 이끌었음에도 국민이나 당내 중진 의원들에게 어떤 정치적 영향력도 얻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능력과 상관 없이 부토 가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들과 남편을 당 의장으로 임명한 것도 당내 불만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총선에서 PPP가 승리하더라도 총리 선출 과정에서 진통을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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