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7일 보수 신당 창당을 위한 창당기획단을 발족시키고 창당을 위한 실무 작업을 시작했다. 18대 4ㆍ9 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창당 작업에 부쩍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 전 총재는 늦어도 내년 2월 15일까지는 중앙당 창당을 마무리하겠다는 시간표를 만들었다. 창당기획단장을 맡은 강삼재 전 의원은 "실제 창당 작업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창당기획위원은 권선택 국민중심당 사무총장과 최한수 건국대 교수, 이상돈 중앙대 교수, 김종연 국가정책연구원장 등 4명이 맡았다. 이흥주 특보 등 최측근 가신그룹은 일단 2선으로 물러났다.
이 전 총재는 당헌ㆍ당규 마련 등 창당 실무는 기획단에 맡기고 외부인사 영입을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다. 한 측근은 "40, 50대 전문직과 명망가 외에도 대선 때 큰 지지를 보내 준 20대 젊은 층에서 참신한 인물을 발탁할 것"이라며 "당 이름은 이 전 총재의 철학인 '자유주의 시장경제와 공동체주의'를 명쾌하게 드러내면서도 고리타분한 보수 색채는 묻어나지 않는 쪽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창당 작업이 착착 진행되면서 이 전 총재가 총선에 출마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출마하지 않겠다.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변에선 "신당 창당 동력을 최대화하고 이후 당을 끌고 갈 힘을 확보하려면 출마를 해야 한다"며 이 전 총재를 압박하고 있다. 이 전 총재의 연고지인 충남 홍성ㆍ예산과 대선 때 득표율이 높았던 대구 서구(한나라당 강재섭 의원 지역구) 등 지역구 이름도 거론된다.
이 전 총재의 출마론은 "신당이 '이회창당'이 되는 게 아니라 자칫 국중당에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측근들의 우려에서 출발한다.
한 핵심 측근은 "국중당이 대선 때 지지해 준 숭고한 정신은 살려야 하지만, 다른 사람이 당 간판이 되면 신당이 얼마나 탄력을 받겠느냐"며 "이 전 총재의 불출마 입장은 '일체의 기득권 없이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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