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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 드라마 大戰…'리모컨 전쟁' 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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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년 드라마 大戰…'리모컨 전쟁' 나겠네

입력
2008.01.0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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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 드라마들의 본격적인 경쟁, 장르 드라마의 출현, 케이블TV 자체제작 드라마들의 약진. 2007년은 어느때보다 드라마 각축전이 치열했고 또한 다양한 시도들이 선보인 한 해였다.

각 방송사가 내년에 방영을 준비중인 드라마들도 형식 파괴, 엄청난 물량 공세 등으로 외국 드라마와 여타 엔터테인먼트로 눈을 돌렸던 시청자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공중파 3사가 방송할 2008년 드라마 중 눈길을 끄는 작품들을 모아봤다.

■ 홍길동 앞세워 드라마 왕국 재건 기도 - KBS

최근 KBS 드라마는 ‘시청률 양극화’현상에 시달렸다. <대조영> <며느리 전성시대> <미우나 고우나> 등 주말ㆍ일일 드라마의 시청률은 높았지만 주중 미니시리즈 시청률은 매우 저조했기 때문이다. 내달 2일부터 방영되는 KBS2 수목 드라마 <쾌도 홍길동> 은 이런 현상을 타파할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집필 작가가 ‘홍자매’(홍미란ㆍ홍정은)이기 때문. 언제나 매력적인 캐릭터와 톡톡 튀는 대사로 SBS <마이걸> , MBC <환상의 커플> 등 내놓는 작품마다 인기를 얻고 있는 자매 작가의 솜씨가 이번에도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다.

여기에 KBS <경성 스캔들> 로 코믹과 멜로를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 강지환과 최근 극중 남장 사진이 공개돼 화제를 모은 성유리, 영화 <즐거운 인생> 을 통해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장근석 등 캐스팅도 탄탄하다.

특히 잘 알려진 고전소설 <홍길동> 을 현대적 감각으로 각색,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액션과 멜로가 뒤섞인 퓨전사극이라는 점도 기대를 높이는 요소다. 액션 연기를 소화하기 위해 주연 배우들이 두 달간 액션스쿨을 다니며 준비, 다양한 액션 연기에 두려움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다만 걱정거리는 동시간대 방영되는 경쟁 드라마들이 은근한 강적들이라는 것. 이미 방송중인 MBC <뉴하트> 는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중이고, SBS <로비스트> 후속으로 방영되는 <불한당> 역시 <피아노> 등으로 유명한 김규완 작가의 대본에 장혁과 이다해 등 스타 캐스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쾌도 홍길동> 은 퓨전사극, <뉴하트> 는 메디컬 드라마, <불한당> 은 멜로 드라마로 장르도 각각 달라 어느 한 작품의 일방적 우세가 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쾌도 홍길동> 의 이정섭 PD는 “그 동안의 퓨전 사극과는 완전히 다른 사극을 만들고 싶었다”며 “사극에서 저런 게 어떻게 가능한가, 저게 조선시대의 역사적 사실과 맞는가 하는 것들을 따지기보다 작품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편하게 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 만화 원작 드라마로 인기몰이 노려 - SBS

SBS는 성인만화 <대물> 을 24부작 드라마로 제작한다. 드라마 <대물> (가제)은 내년 5월 초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제작진은 <쩐의 전쟁> <궁> <풀하우스>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의 흥행 신화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대물> 은 여자를 유혹하는데 비상한 재주를 가진 제비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한 여성을 대통령으로 만든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 그러나 원작이 2004년 발간된 후 200만부나 팔린 성인만화계의 베스트셀러인 덕에 ‘도대체 내용이 어떻기에’라는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한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주인공 ‘하류’. 북극이 춥다면 그 반대편에 있는 남극은 꽤 더울 것이라고 생각하는 덜떨어진 인물이다. 하지만 신은 공평한 법. 그에게도 딱 한곳 발달한 머리가 있으니 여자 꼬시는 것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외국 도색잡지를 보기 위해 영어를 혼자 익혔으며, 소녀경과 카마수트라 원전을 암기하고, 천자문은 몰라도 한자로 된 방중술 고서에는 통달한 괴이한 인간이다.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것은 ‘서혜림’. 그녀는 법대생이던 1990년대 초 북한의 주석궁 앞에서 남북평화통일과 화해를 담은 선언서를 낭독해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사면복권된 후, 사법고시에 수석 합격해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정치 거물을 덥석 잡아들이는 열혈 여검사로 활동한다.

풋내 나는 촌 제비 하류의 도움으로 대통령이 되면서 서혜림은 그를 남자로 보기 시작하는 등 둘의 로맨스도 극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주인공 하류 역에 누가 낙점될지 궁금하지만 배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외과의사 봉달희> 의 김형식 PD가 메가폰을 잡고, <여인천하> <왕과 나> 의 유동윤 작가가 대본을 맡아 내년 1월 촬영에 들어간다.

SBS는 이와 함께 주진모 박지윤 주연의 한중 합작드라마 <비천무> 를 비롯해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이야기를 그린 50부작 사극 <왕녀, 자명고> , 근대 한국 의학을 조명한 36부작 <제중원> 을 준비하고 있다.

■ ‘태왕사신기’ 이어 대규모 물량 공세 - MBC

사극 <이산> 의 후속으로 준비중인 월화 특별기획 드라마 <에덴의 동쪽> 은 올해 <태왕사신기> 로 다져놓은 MBC 드라마의 이미지를 확고히 하려는 야심작이다.

4월 방송 예정인 <에덴의 동쪽> 은 일단 규모 면에서 다른 드라마들을 압도한다. 홍콩, 마카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일대를 돌며 이뤄지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과 합천, 순천에 제작한 오픈세트 덕분에 250억원 가량의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분량 면에서도 기존의 드라마들과 선을 긋는다.

한 회 70분짜리 50부작이다. <아일랜드> <진짜진짜 좋아해> <위풍당당 그녀> 를 연출한 김진만 PD와 10년 만에 방송에 복귀하는 <보통사람들> <달동네> 의 나연숙 작가가 손을 잡았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퇴색해가는 휴머니즘의 회복을 주제로 한 <에덴의 동쪽> 은 출세와 야망을 위해 악의 손에 영혼을 팔아버린 한 인간의 죄악이 두 가문의 잔혹한 운명을 결정지으며 드라마의 문을 연다.

국내 굴지의 석탄광업소 소장 신태환은 자신의 야심을 위해 엘리트 광부 이기철을 계획적으로 죽인다. 이와 함께 신태환은 한 간호사를 유린하고는 헌신짝처럼 버린다. 신태환에게 버림받은 간호사는 자신이 낳은 신태환의 아들과 그의 친자를 몰래 바꿔치기, 두 아들은 뒤바뀐 운명 속에 빨려 들어간다.

이기철의 큰아들 동철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칼을 갈고 결국 아시아를 주름잡는 마피아로 성장한다. 196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두 가문의 치열한 가족사가 스펙터클하게 펼쳐진다. 아직 캐스팅은 완료되지 않았지만 제작진은 누구나 인정하는 빅 스타를 섭외 중이라고 밝힌다.

MBC는 이밖에 시즌 드라마 <옥션하우스> 후속으로 1월부터 성형외과 의사들의 얘기를 담은 <비포 앤 애프터> 를, 방송사 여기자의 도전기를 담은 <스포트라이트> 를 봄부터 방영한다. 1990년대 초반 인기리에 방영된 <종합병원> 의 주인공 레지던트들이 신입 전공의들을 맞는 내용의 <종합병원2> 는 가을에, 사극 <선덕여왕> 은 하반기에 편성을 기다리고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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