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족학회 이사인 강학중(50)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은 31일 가족의 다양한 변화에 대해 "이는 가족의 붕괴나 해체가 아닌, 가족이 사회변화에 적응해 가는 모습, 즉 발전과정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 소장은 "가족은 서로 다른 개인들이 모인 공동체"라며 "가족이 아닌, 개인의 행복을 지향하는 쪽으로 구성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사회에 전통적 의미와 다른, 새로운 형태의 가족들이 많아졌는데.
"과거엔 초혼으로 맺어진 부모님 두 분과 자식이 있는, 그리고 한 지붕에서 함께 생활하는 이들을 '가족'이라고 불렀다. 그러나 가족의 결합 형식이 다양해지면서 가족에 대한 가치관에도 변화가 왔다. 단지 전통적 개념과 차이가 있다고 해서 '문제가정' '결손가정'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됐다."
-가족에 대한 관념이나 문화 등은 어떻게 바뀌었나. 그리고 그 변화의 이유는 뭔가.
"기본적으로는 한국 사회의 가치관이 '가족'에서 '개인' 중심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원래 한국은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문화였다. 그리고 가족은 여성의 희생과 자식의 순종을 전제로 지탱되는 남성 위주의 공간이었고, 그 속에서 가족 전체의 행복을 추구하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행복도 추구하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 가정의 안정만 지키려 는 것은 의미 없고, 가족을 구성하는 개개인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개인주의'가 발현한 것이다."
-1인 가구도 '가정'이라 볼 수 있을까.
"결국은 가정의 한 형태로 봐야 한다. 농경사회에선 한 곳에 함께 살며 가족을 구성했지만, 산업화, 도시화에 따라 일과 가족이 분리됐다. 가족 구성의 조건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고, 그 결과 가장 나아간 형태가 바로 1인 가정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가족'이라는 실체를 어떻게 봐야 할까.
"한 가족이라 해도 구성원들이 그리는 상(像)은 각각 다르다. 하나로 뭉뚱그려진 단일집단이 아닌 것이다. 오히려 가족은 세대별, 성별 등에 따라 서로 다른 개인들이 함께 있는 '이질공간'의 성격을 띤다.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 간에 끊임없는 대화와 존중의 태도가 필요하다. 기존 관념에 묶이지 말고 사회변화를 받아들여 가족 내에서 자신의 역할을 재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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