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이다. 이 때쯤이면 새해 재테크 전략을 짜느라 부부가 한 번쯤 머리를 맞대기 마련이다.
국민은행연구소의 최근 조사 결과를 보면, 2007년 한국 도시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약 5,362만원이었다.
평소 수천 억원의 자금을 굴리는 고수 펀드매니저들이라면 이 돈을 어떻게 투자할까. 투자 포트폴리오는 각자 달랐지만, 대부분 올해보다 기대수익률은 크게 낮춰 잡고 있었다. 고수들의 2008년 재테크 전략을 알아 본다.
◆ 펀드에 50∼80% 투자
올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30% 정도의 고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종합주가지수(코스피) 상승률(33.05%)이나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24일 현재 약 37%)이 모두 30%를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최고 인기였던 중국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0일 현재 약 66%에 달한다.
하지만 2008년은 상황이 다르다.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2007년 같은 호황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실제 6명 모두 주식ㆍ펀드 분야 기대수익률이 10~20% 사이였다.
펀드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가들답게 다수가 펀드에 많은 자산(50~80%)을 배분했다. 운용수익률 기준 국내 1,2위 업체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손동식 주식운용부문 대표와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상무는 펀드에 80%를 ‘몰빵’하고 나머지를 예ㆍ적금으로 채울 만큼 펀드에 강한 믿음을 보였다.
반면, 올해 홀대를 받은 예ㆍ적금과 채권 비중을 높인 고수도 적지 않았다.
예ㆍ적금에 40%를 배정한 동양투신운용 이형복 주식운용본부장은 “당분간 혼미할 것으로 보이는 대내ㆍ외 투자여건을 감안, 연초에는 현금성 자산 비중을 높게 유지하며 상황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예ㆍ적금과 채권에 각각 30%씩을 배정한 마이다스에셋 허필석 이사는 “최근 시장금리 급등으로 금리기반 자산의 매력도가 상당히 높아졌다”고 했고, 예ㆍ적금 40%와 채권 10%를 택한 KTB자산운용 최민재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 예금 쪽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낫다”고 주장했다.
주식 직접투자에 나설 경우 유망 업종에 대한 의견은 사뭇 달랐다. 내년 신정부 효과를 들어 건설업종(동양 이 본부장ㆍ유리자산운용 한진규 본부장)을 꼽는가 하면,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맞물린 증권업종(KTB 최 본부장), 생명보험사 상장 일정에 따른 생보사 지분보유 주식(마이다스 허 이사) 등이 다양하게 거론됐다.
◆ 주식형펀드, 국내 비중을 높게
6명 모두 국내ㆍ외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6대 4~8대 2로 정했다. 그만큼 해외보다는 국내 증시에 대한 믿음이 큰 셈이다.
삼성 양 상무는 내년 코스피 고점을 2,400~2,500으로 예상하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일단 올해와 같은 상승추세를 예상하면서 펀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권했다.
미래에셋 손 대표는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주식형 상품 비중을 높여야 한다”며 “내년 국내 증시는 기업이익 증가와 양호한 수급여건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유망 펀드로는 국내 주식형 가운데 그룹ㆍ업종 대표주 등 대형성장주 펀드, 해외 주식형에서는 브릭스(BRICsㆍ브라질 러시아 중국 인도)와 동남아 펀드 등 신흥시장 투자펀드가 우선적으로 꼽혔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안형영기자 promethe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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