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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쏠린 이건희 회장… MB "별일 없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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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쏠린 이건희 회장… MB "별일 없습니까"

입력
2008.01.0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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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이날 열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재계 총수와의 오찬간담회에서 최대 인파가 몰린 인사는 이 당선자가 아닌 이건희 삼성 회장이었다.

삼성 비자금 사건 이후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때문이기도 했다. 이 회장이 과거 공식 회동 때 경제계는 물론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될 발언을 해온 점 또한 취재진의 기대감을 높였다.

10시45분, 이 회장이 수행원 부축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내자 1층 로비는 순간 취재진과 경호원이 뒤엉켜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이 회장이 로비에서 20층 간담회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를 타기까지 50m를 이동하는데 3분이 넘게 걸렸다.

삼성 측은 별도 경호를 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수행원들은 원을 형성하며 취재진의 접근을 막으려 안간힘을 썼다. 취재진 100여명 가운데 이 회장의 얼굴을 제대로 본 이가 드물 정도였다.

그래선지 이 회장의 표정이나 얼굴 빛에 대한 평가는 정도의 차가 심했다. 이 회장이 ‘평소의 하얀 얼굴에 특유의 미소를 머금었다’거나 정반대로 ‘다소 상기된 모습에 표정이 굳어 있었다’는 말들이 오갔다. 그러나 이 회장은 건강한 모습이었다.

취재진은 수많은 질문을 쏟아냈지만 이 회장은 입을 떼지 않은 채 20층 간담회 장소로 향했다. 삼성 측은 전날부터 ‘준비된 멘트가 없다’며 이날 이 회장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을 것임을 알리기도 했다.

일부 취재진은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합시다”라는 이 회장의 대꾸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뒤에는 아예 취재진을 피해 지하2층 주차장으로 내려가 마이바흐 승용차를 타고 전경련을 떠났다.

이 회장의 무응답에 대해 전경련 주변에선 삼성 문제로 외부시선이 부담스러운 데다 미묘한 시점에 자칫 설화(舌禍)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편 이 당선자는 이 회장과 악수를 나누며 “별 일 없습니까?”라고 물었다.

이태규 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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