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 돌풍이 ‘빙판 삼국지’를 강타하고 있다.
하이원은 28일 현재 한국, 일본, 중국의 아이스하키 클럽팀들이 참가해 자웅을 가리는 2007~08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에서 15승 5패 1연장패(승점 46)를 기록, 일본의 세이부 프린스 래비츠(승점 43)를 제치고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하이원의 선전은 예상을 뒤엎고 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눈에 띈다.
지난 시즌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던 하이원은 올 시즌에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2006~07 시즌 핵심적인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대거 팀을 빠져 나갔기 때문.
팀 내 최다 포인트(64)를 기록했던 김규헌과 주전 수문장 손호성이 안양 한라로 이적했고,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의 수비수 스티브 매캐너와 스웨덴 출신의 공격수 폰터스 모렌도 팀을 떠났다.
지난 9월 열린 시범경기에서 연세대에 1-2로 패하는 등 부진한 성적에 그쳐 전력 약화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는 듯 했다. 그러나 정규리그가 개막된 후 갈수록 탄탄한 전력을 발휘하며 오히려 지난 시즌을 뛰어 넘는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원 돌풍 주역은 ‘재미동포 용병’ 알렉스 김(28)과 신인 골리 엄현승(23). 김희우 하이원 감독의 ‘삼고초려’ 끝에 ‘부모님의 나라’ 땅을 밟은 알렉스 김은 33포인트(13골 20어시스트)로 리그 1위를 질주하며 ‘주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NHL 하부리그인 AHL, ECHL 등에서 오랫동안 활약한 알렉스 김은 한 수 위의 스틱웍과 빙판 전체를 내다보는 폭 넓은 시야로 팀 공격을 주도하며 ‘아이스하키 본고장 출신’ 다운 기량을 뽐내고 있다.
신인 골리 엄현승의 활약은 경이롭다는 표현을 써도 좋을 정도다. 엄현승은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10경기 이상 출전한 골리 중 경기당 골 허용률(2.23)과 세이브 성공률(0.931)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연세대 시절부터 출중한 기량을 인정 받았던 그는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입단 첫해 ‘하이원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다.
관심은 하이원이 한국 팀 최초로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4강 플레이오프의 벽을 넘을 수 있을 지에 쏠린다. 2005~06 시즌 안양 한라, 2006~07 시즌 강원랜드(하이원 전신)은 모두 4강 플레이오프에서 일본 팀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 앉았다. 하이원은 29일 안양아이스링크에서 안양 한라를 상대로 7연승에 도전한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