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ㆍ중ㆍ러ㆍ일 등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신년사에 제시한 화두는 경제와 평화의 르네상스(부흥)였다. 세계 정상들은 새해 국가전략으로 테러와의 전쟁, 지구온난화 등 이슈를 선점, 국제 무대에서의 위상 제고를 노렸다. 이들은 국내 최우선 과제로 공통적으로 경제 살리기를 꼽았다.
부시 "전세계 자유ㆍ평화 확산"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국내 경제 성장과 전세계 자유ㆍ평화 확산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경제성장을 독려, 미국의 경제 성장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국제 안보에 대해 “미국은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들을 물리치려는 의지가 결연하며 자유의 적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발표는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 담보대출) 부실 등으로 시달린 국내 경제의 회복을 강조하면서 ‘테러와의 전쟁’의 재점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연설은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전 총리 암살로 대 테러 전쟁의 강력한 동맹자인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후진타오 "베이징 올림픽을 통한 우호 증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일 신년사를 통해 세계 각국의 베이징 올림픽 참가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후 주석은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과 세계 각국간 이해와 우호, 협력 증진의 기회가 되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다. 후 주석은 올해가 중국의 개혁개발 30주년이 되는 해임을 지적하며 “중국식 사회주의라는 기치를 걸고 개혁개방 정책을 이어나갈 것이고 민생 해결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후쿠다 "지구온난화 논의 주도"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에서 “일본의 환경 기술을 차기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7월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열리는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지구온난화 대책 논의를 주도하며 일본이 환경 및 에너지절감 기술 산업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야심을 담고 있다. 후쿠다 총리는 국내적으로는 신테러대책특별조치법안 통과와 연금제도 개혁에도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푸틴 "러시아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1일 신년사에서 임기 중 이룬 경제 성장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31일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 덕분에 8년 동안 경제 부흥을 이끌어냈다”며 “이로 인한 새로운 기회들이 열려 있으며 러시아는 앞으로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5월 퇴임 이후에도 국정에 참여하고 오일 달러를 무기로 국제사회에 러시아의 입김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내 불안 요소인 체첸 독립 움직임을 겨냥해 “러시아는 하나된 국민이라는 단결 의식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유럽ㆍ중동에서 실용외교 구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올해에도 실용외교와 사회개혁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31일 “프랑스는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 인권, 환경, 정의 등 국제 이슈를 주도하면서 유럽의 부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7월 유럽연합(EU) 순회의장국이 되는 프랑스는 유럽뿐 아니라 핵 세일즈를 통해 중동 지역에서의 자국의 입지를 새롭게 다지겠다는 뜻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신용경색 등으로 인한 어두운 경제 전망이 걸림돌이지만 공기업 연금 개혁과 공무원 감축 등의 개혁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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