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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남편 있어야 하나요? 아이와 둘이서 행복할 자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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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남편 있어야 하나요? 아이와 둘이서 행복할 자신 있는데"

입력
2008.01.02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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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신청한 40대 미혼여성 정재원씨

“꼭 남편이 있어야 하나요? 내 성(姓)을 물려준 아이와 행복하게 살면 그만 아닌가요. 전 자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에서 만난 미혼 여성 정재원(46ㆍ사진ㆍ의류자영업)씨는 사업가 특유의 당당한 목소리로 “가족의 인연은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3개월 전 홀트아동복지회에 입양신청서를 냈다. 정씨의 입양 신청이 가능했던 것은 지난해 1월 입양특례법 시행규칙이 바뀌어 미혼인 사람도 입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서류전형에 합격하고 한차례 부모 교육까지 받은 정씨는 현재 까다로운 방문 및 면담 조사 절차를 밟고 있다. 생후 3개월 된 아기를 원하는 정씨가 작은 소망을 이루기까지는 앞으로 1년 정도 걸리지만 그에겐 이마저도 ‘행복한 산고(産苦)의 시간’이다.

정씨가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은 “인생을 내가 주도하며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마흔을 넘어 경제적으로 여유를 갖게 되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고 나름대로 확고한 인생관도 생겼다”며 “결혼을 하면 서로 가치관이 충돌하거나 여자가 남자에게 맞춰져야 하는 부분이 많다는 점도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라고 털어놓았다.

호주제 폐지, 독신 입양 허용 등 ‘여성 한 부모’에 대한 사회적 환경이나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점은 그에겐 기회이자 다행한 일이다. 정씨는 “호주제 폐지로 엄마의 성을 따를 수 있고, 입양법 개정으로 독신도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점점 더 평등항 사회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여성 한 부모’에 대한 사회의 여전한 편견, 아이가 느낄 수 있는 소외감 등에 대한 우려에 대해 그는 “부모가 모두 있다고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씨는 “아이가 나중에 커서 왜 아빠가 없냐고 묻는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너의 행복이고, 너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자신 있게 말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아이가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깨닫게 하는 것이 육아와 교육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씨는 ‘독신 입양’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독신도 아무나 못한다”며 “홀로 생계를 유지하고 인생을 개척해 나갈 판단력과 책임감이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검증된 독신이라면 충분히 육아가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정씨는 “무책임한 부모들이 늘고 있는 요즘 같은 때, 아이를 올바로 키울 수 있는 엄격한 마음의 준비야말로 제대로 된 부모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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