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외채가 급증하고 있다. 은행들이 해외에서 단기차입금을 많이 빌린 탓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들이 해외에서 들여온 단기 차입액은 83억2,000만달러로 사상 세번째 규모를 기록했다. 10월 단기 차입액이 84억2,000만달러에 달한 이후 2개월 연속 80억달러가 넘었다.
이중 90% 가량은 외국은행 국내지점이 해외 본점에서 차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향으로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도 급증해 지난달 외국인의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치인 104억9,74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단기 외화차입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국내 파생금융시장 혼란으로 달러를 해외에서 빌려와 원화로 바꿔 국내 채권에 투자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한국은행 양재룡 국제수지팀장은 “국내외 금리차에 따른 이익과 파생거래에 따른 이익을 감안하면 10월에는 1.6%였던 차익이 지난달에는 3.6%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물론 성격은 다르지만 10년 전 외환위기의 원인이 단기외채의 급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달 경상수지는 17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보여, 전달보다 흑자규모가 7억달러 이상 축소됐다. 올 들어 11월까지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0억2,000만달러로 한은이 전망한 연간 흑자 규모(65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하며, 10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 폭이 줄어든 것은 유가가 급등하고 겨울철 원유 수입 물량이 늘어나면서 상품수지 흑자(28억9,000만달러)가 전달보다 7억5,000만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 적자감소에도 불구하고 특허권 사용료 등의 적자가 늘면서 전달보다 적자가 4,000만달러 확대됐고, 소득수지 역시 이자수입이 감소하면서 흑자폭이 8,000만달러 감소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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