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없는 은행, 보고 듣고 즐기는 신용카드.’
국민은행의 차세대 소프트(Soft) 엔진은 디지털이다. ‘리딩 뱅크’에 걸맞게 소프트 경쟁력도 다른 은행을 선도하겠다는 것이다.
그 핵심은 종이 없는 은행 프로젝트, 즉‘문서 전자화 및 업무처리 디지털화’(PPR)다. PPR(Process and Paperless Revolution)은 은행의 모든 업무 과정에서 종이를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이는 은행의 영업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혁신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지금까지는 인쇄가 완료돼 내용을 수정할 수 없는 각종 종이 안내장으로 고객에게 상품 설명을 했다면, PPR 시대엔 모니터로 실시간 업데이트된 상품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신뢰도를 높이고 고객 수준에 맞는 고품질 정보를 바로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거래할 때마다 각각의 장표에 고객 정보를 쓰고 건건이 서명 날인하던 것도, 고객관계관리(CRM) 정보 화면을 통해 변경된 고객 정보만을 입력하고 실시간 전자서식 조합으로 한번만 서명 날인하면 여러 가지 거래가 동시에 처리되는 식이다.
고객을 위한 금융서비스의 질적 경쟁력만 강화되는 게 아니다. 비용 절감 및 업무 효율 증대로 새로운 경쟁력까지 장착하게 된다. 현재 국민은행이 입ㆍ출금이나 이체 시 전표 용도로 쓰는 종이만 무려 4억5,000만장, 금액으로는 연간 수십억원에 달한다.
PPR은 전표 대신 창구마다 전자단말기(소형 노트북)를 도입해 업무의 군더더기를 뺄 뿐 아니라 막대한 비용도 아낄 수 있다. 또 단말기로 고객의 모든 금융자산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전문적인 상담이 가능하고, 고객이 전자 펜으로 입력한 전자서식을 전자문서보관소에 저장할 수 있어 간편하다. 국민은행은 시스템 개발을 마무리한 뒤 올 초에 모의 점포를 운영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이 삼성SDI와 제휴해 세계 최초로 올해 2월 출시할 예정인 ‘차세대 멀티미디어 카드’는 가히 ‘꿈의 카드’라 할만 하다.
메모리카드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카드 이용 및 결제서비스뿐 아니라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정보를 눈으로 볼 수 있다.
MP4 플레이어, USB메모리, 각종 디지털 콘텐츠(동영상, 사진, 만화) 구현ㆍ제공 기능과 함께 카드 거래내역 및 결제실적 정보 조회, 카드 관련 마케팅 행사 및 고객별 맞춤 서비스, 은행 거래 내역 조회 등을 위한 전자통장 기능, 공인인증서 보관, 불법복제 방지 기능 등의 금융 거래 암호화 모듈 저장서비스를 고루 갖췄다. “미래의 금융과 문화를 한 장의 신용카드에 담겠다”는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구상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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