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쿼터백 톰 브래디(30)가 미프로풋볼리그(NFL) 역사를 새로 썼다.
톰 브래디는 30일(이하 한국시간) 자이언츠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자이언츠와의 2007 NFL 정규리그 최종전 원정경기에서 2개의 터치다운 패스를 포함, 총 356야드 전진 패스를 기록하며 뉴잉글랜드의 38-35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16전 전승으로 정규리그를 마감한 뉴잉글랜드는 1972년 마이애미 돌핀스(14승) 이후 35년 만에 정규리그 전승의 신화를 썼고, 2006년 시즌부터 시작된 연승 행진을 21경기로 늘렸다.
브래디는 23-28로 뒤진 4쿼터 3분 54초에 65야드 장거리 패스 성공으로 시즌 50번째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하며 2004시즌 패이튼 매닝(인디애나폴리스 콜츠)이 수립한 한 시즌 최다 터치다운 패스(49) 신기록을 넘어섰다.
브래디의 패스를 잡아낸 랜디 모스도 1984년 제리 라이스(당시 샌프란시스코)의 시즌 최다 터치다운 패스 리시빙 기록(23개)을 23년 만에 깨뜨리며 겹경사를 맞았다.
브래디는 뉴잉글랜드로서는 ‘굴러온 복덩이’에 다름 아니다.
미시건대를 졸업하고 2000년 NFL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 199순위에 지명 받은 브래디는 루키 시즌만 해도 한 경기에 교체로 출전, 6야드 패스를 성공시킨 것이 기록의 전부였을 정도로 별 볼일 없던 선수였다. 뉴잉글랜드도 5승11패에 그치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2001년 정규리그 두 번째 경기에서 부상 당한 주전 쿼터백 드루 블레드소 대신 브래디가 투입되며 그와 팀의 운명이 모두 바뀌기 시작했다.
‘벤치워머’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붙박이를 꿰찬 브래디는 뉴잉글랜드의 사상 첫 챔피언 등극을 이끌며 슈퍼볼 MVP를 수상해 ‘벼락 스타’로 떠올랐다.
90년 NFL 사상 최악의 성적인 1승15패를 기록하는 등 하위권을 맴돌던 뉴잉글랜드도 2001년에 이어 2003년과 2004년 거푸 슈퍼볼 우승을 차지하며 일약 ‘최고 명문’으로 거듭났다.
브래디는 플레이오프에서 강점을 보이는 반면 정규리그에서는 패이튼 매닝 등 라이벌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쿼터백 레이팅(117. 2), 패싱야드(4806야드), 터치다운 패스(50) 등에서 1위를 차지하며 명실공히 ‘21세기 최고의 쿼터백’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브래디가 패싱야드와 터치다운 패스에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것은 데뷔 후 올해가 처음이다.
이제 관심은 브래디와 뉴잉글랜드의 네 번째 슈퍼볼 우승에 쏠린다. 1972년 마이애미는 플레이오프에서도 3연승으로 빈스 롬바르디 트로피를 차지하며 사상 유일한 ‘퍼펙트 시즌’을 기록한 바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브래디와 매닝이 맞붙는 ‘최고 쿼터백 대결’이 성사될지도 주목된다. 지난 시즌에는 컨퍼런스 결승에서 매닝이 브래디를 꺾고 슈퍼볼에 진출, 첫 우승과 MVP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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