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 넘나드는 맹타대한항공 3-1 눌러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2008년을 며칠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8연승하는 과정에서 용병 안젤코는 물론이고 장병철, 손재홍 등 노장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기 때문.
생각 같아서는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모두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토끼 두 마리를 모두 잡으려고 욕심을 부리다 모두 놓칠 것 같았다.
“둘 다 이길 수 없다면 대한항공을 잡자!” 신치용 감독은 지난달 30일 대전 현대캐피탈전에 안젤코를 투입하지 않았다. 현대캐피탈과는 서로 ‘너희에겐 안 진다’며 으르렁거리는 앙숙.
그러나 ‘일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를 선택했다. 결과는 삼성화재의 0-3 완패. 이를 지켜본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은 “신치용 감독은 배짱이 대단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신치용 감독의 계산은 정확했다. 연말에 체력을 비축한 삼성화재 선수들은 원기를 되찾았는지 펄펄 날아다녔다.
안젤코(28점)와 장병철(12점)의 좌우공격을 앞세운 삼성화재가 1일 인천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방문경기에서 3-1(25-23 25-23 21-25 25-19)로 이겼다.
삼성화재(9승1패)는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7승3패)에 두 경기차 앞선 선두를 달렸다.
매 세트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삼성화재는 안젤코가 좌우를 넘나들며 득점타를 때린 건 물론이고 신선호와 고희진(이상 8점)의 속공까지 터져 고비를 쉽게 넘겼다.
안젤코는 17-18로 뒤진 4세트에 스파이크 5개를 연속 성공시켜 23-18로 뒤집으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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