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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 폭탄테러 사망/ 부토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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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토 폭탄테러 사망/ 부토 누구인가

입력
2008.01.02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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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폭탄 테러로 숨진 베나지르 부토(54) 파키스탄 전 총리는 파키스탄은 물론이고 이슬람권의 상징적인 정치인이다. 여성의 정치사회활동이 억압된 이슬람권 최초의 여성 국가 지도자가 되어 두 차례나 총리를 지낸 ‘우먼 파워’ 때문이다.

아버지가 대통령과 총리를 지내는 등 파키스탄 명문가 출신이지만 그의 정치역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1953년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태어나 미국 하버드대학과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가택연금이었다. 아버지 줄피 카르 알리 부토 총리가 군사쿠데타로 투옥되어 사형까지 당했기 때문이다.

84년 연금에서 풀려나 런던으로 간 부토는 아버지가 만든 파키스탄 인민당(PPP) 당수로 본격적으로 파키스탄 정치계에 뛰어들었다. 아버지를 사형으로 몰고 간 독재자 무하마드 지아 울-하크가 죽은 뒤인 88년 총선에서 승리해 그 해 12월 35세로 여성 총리가 됐다.

전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권좌에 올랐지만 이때부터 그를 따라다닌 것은 부패 정치인이라는 오명이었다. 총리 선출 이듬해 부패 혐의를 받기 시작한 뒤 얼마 뒤 총리직에서 물러난 그는 93년 재집권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통령인 파루 크 레가리의 부패 스캔들로 3년 만에 다시 하차하고 말았다.

결국 현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99년에 스스로 망명을 선택했다. 하지만 망명 후에도 불법 자금 세탁, 전투기 구매 비리 등 부토의 부패 증거들이 스위스, 프랑스, 이란, 두바이 등에서 끊없이 터져 나왔고 지난해 1월에는 인터폴의 적색수배자 명단에까지 올랐다.

집권 동안 여권 신장과 여성 복지를 외쳤으나 이렇다 할 성과는 거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망명 중 줄곧 파키스탄에 돌아와 무샤라프의 군부독재를 끝장내겠다고 소리쳤지만 실제로 올해 10월 8년만에 성사된 귀국은 무샤라프와 권력 분점을 조건으로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기대도 무샤라프의 비상사태선포와 가택연금으로 무산됐다. 그리고 부토는 아버지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라왈핀디 교도소가 있는 바로 그 곳에서 테러에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영원히 뺏기고 말았다.

김범수 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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